Sara Bareilles _ She Used To Be Mine
잃었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는
뮤지컬 넘버이다 보니 가사의 이해를 위해서 뮤지컬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미국 남부의 시골에 있는 한 파이 가게에서 웨이트레스로 일하는 '제나'는 파이를 무척 맛있게 만들고 이것이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자주 폭력을 휘두르고 원치 않는 잠자리를 강요하는 남편과 살고 있었는데, 파이 경연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면 그를 떠나 독립해서 살려고 경연에 참가하러 가기 위한 돈을 모읍니다. 하지만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어 배는 점점 불러오고 경연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그동안 몰래 모아둔 돈을 남편에게 빼앗깁니다. 이 노래는 그런 상황에서 제나가 부르는 넘버입니다.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 같은 현재의 상황에서 자신을 반추하며 슬퍼합니다, 이 곡 자체만 보면 무겁고 안타깝지만 뮤지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꽤 밝고 재밌습니다. 제나는 태어난 아이를 보며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고 남편과도 헤어집니다. 그 후 운 좋게 일하던 파이 가게를 물려받게 되어서 파이를 굽고 아이를 키우며 친구들과 가게를 운영하면서 잘 살아간다는 내용입니다.
어느 휴일 아침,
평소엔 잠이 깨면 무조건 바로 일어나는 편인데 모처럼 폭신한 침대에 파묻혀 게으름을 피우다 듣게 된 이 노래, 처음 들었을 때 울컥해서 당황했는데 그 후로 몇 번을 더 들어도 그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아마도 꽤 굴곡 있게 살아온 '이민'이라는 삶의 큰 변수로 인한 경험치가 아직도 마음 깊숙한 곳에 남아있기 때문이겠지요. 제 눈물 포인트는 두 군데, She's imperfect, but she tries와 She is gone, but she used to be mine입니다. 첫 번째가 항상 더 나아지려고 애쓰며 산 나를 향한 안쓰러움이라면 두 번째는 설명도 필요 없이 이 가사 한 줄만으로도 소환되는 회한이겠지요.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세상에 끼어들어 밀려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사는 동안, 겉으론 잘 적응한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속으론 늘 긴장하고, 명확한 이유를 모르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불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인양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아니라고, 혹은 내가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라는 자괴감에서 놓여날 수 없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야 마치 세상 달관한 노인네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만약 그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 살아가기 훨씬 수월했을까... 어쩌면 그 자괴감조차도 자만심은 아니었을까...라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나는 전혀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닿기 힘든 가장 상위의 자기 성찰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은 그리 다정하지 않습니다. 저처럼 가진 것도 없이 언어조차 다른, 다소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건 아니라 하더라도 감당하기 힘들고 받아들이기 싫은 상황이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삶을 뚫고 들어와 나를 문밖에 세워둡니다. 이럴 때, 그 무엇보다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니라는 자괴감일 것입니다. 안분지족이나 섣부른 희망, 무조건 감사 따위의 말로는 바꿀 수 없는 깊은 절망. 삶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많은 것이 달라지고 내가 바라던 삶을 이룰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안타까움, 하지만 불가능한, 그래서 부질없는 생각이란 걸 알기에 지독하게 외로워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 남녀의 구분이 있진 않겠지만 그래도 여자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하는 다른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말이 야속한,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육체적인 제한이 있는 상황을 감당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때로 남자들은 가져보지 못한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뮤지컬에서 '제나'가 처음엔 절망이었던 아이가 태어나자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갖는 것처럼, 저도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버틴 시간들이 꽤 길었습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인생의 한 부분일 뿐인 시한부적 용기와 희망입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그 세월을 기억하는 건 나뿐이고, 물증이라곤 저 혼자 큰 줄 아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어진 젊은 생명체밖에 없으므로 섭섭하고 가소로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함께 겪은 동지처럼 기특하고 든든합니다. 때론, 다시는 못할 만큼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키우는 시간이 없었다면 내 인생, 참 별 볼 일 없었겠다 싶기도 하죠.
해도,
여전히
불현듯
먼 어디쯤에 두고 온 것 같은
내가 그립습니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도 여전히
잃었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는,
그녀가 그립습니다.
가사 해석
[Verse 1]
It's not simple to say
That most days I don't recognize me
That these shoes and this apron,
that place and its patrons
Have taken more than I gave them
인정하긴 어렵지만
많은 날들을 내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어요.
이 신발과 앞치마, 이 장소와 손님들이
나 자신을 잊어가게 만들었어요.
It's not easy to know
I'm not anything like I used be,
although it's true
I was never attention's sweet center
I still remember that girl
내가 예전과 달라진 건 사실이지만
그걸 알아채는 게 쉽진 않았어요.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어요.
한 번도 주목받은 적 없는 한 소녀를.
[Chorus 1]
She's imperfect, but she tries
She is good, but she lies
She is hard on herself
She is broken and won't ask for help
She is messy, but she's kind
She is lonely most of the time
그녀는 완벽하진 않지만 늘 노력했어요.
착했지만 솔직하지 못한 적도 있고
자신에게 엄격해서
힘들어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고
속상할 때도 남들에겐 친절했지만
늘 외로웠어요.
She is all of this mixed up
and baked in a beautiful pie
She is gone, but she used to be mine
그녀는 이 모든 감정을 섞어서
아름다운 파이로 구웠죠.
이젠 사라진 그녀, 그건 나였어요.
[Verse 2]
It's not what I asked for
Sometimes life just slips
in through a back door
And carves out a person and
makes you believe it's all true
내가 바라지 않았는데도
가끔 인생은 슬그머니 뒷문으로 들어와
사람을 바꿔놓고는
그게 진실이라고 믿게 하죠.
And now I've got you
And you're not what I asked for
If I'm honest,
I know I would give it all back
For a chance to start over
and rewrite an ending or two
For the girl that I knew
이제 나는 원하지 않았던 아이를 가졌어요.
솔직히 말한다면
모든 것을 되돌려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그래서 예전의 그 소녀를 위해서
다른 결말을 쓰고 싶어요.
[Chorus 2]
Who be reckless just enough
Who can hurt but
Who learns how to toughen up
when she's bruised
And gets used by a man who can't love
And then she'll get stuck and be scared
Of the life that's inside her
Growing stronger each day
'Til it finally reminds her
To fight just a little
To bring back the fire in her eyes
That's been gone but it used to be mine
적당히 무모하고
상처를 받아도 더 강해지는 법을 배우고
사랑할 수 없는 남자 때문에 멍이 들고
이용당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는 게 두려워도
그녀의 안에서 점점 더 강하게 자라고 있는
작은 생명을 떠올리며
조금이라도 맞서 싸워서 잃었던 열정을
되찾으려던 그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건 나였어요.
그건 바로 나였어요.
[Refrain]
She is messy, but she's kind
She is lonely most of the time
She is all of this mixed up and
baked in a beautiful pie
She is gone, but she used to be mine
그녀는 속상할 때도 남들에겐 친절했지만
늘 외로웠어요.
그녀는 이 모든 감정을 섞어서
아름다운 파이로 구웠죠.
이제는 사라진 그녀,
그건 나였어요.
Music Video _ She used to be mine _ Sara Barailles
이 곡은 제작진이 모두 여성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Waitress 의 넘버 중 하나입니다. 2007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독립영화를 2015년에 뮤지컬로 각색한 것으로 뮤지컬에 사용된 모든 넘버를 '세라 버렐리스'가 작사, 작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