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음악 미식기 3 : 백아 <첫사랑>
https://youtu.be/vVrFyMDMrlM?si=ECNQZlGljJ_B0BK6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사무치게 저려오는 단어들이 있다.
첫사랑, 짝사랑 이것들이 대개 그러하다.
사랑이란 단어 앞에 붙은 짧은 접두사가 사뿐히 그리고 또 절절히 마음을 후벼 판다.
단어 자체에 대단히 슬픈 유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이 단어들을 들으면 마음 속에 연민이 피어나곤 한다.
우리 모두의 마음 어딘가,
이제는 빛이 바랐지만 슬프도록 반짝거렸던 첫사랑이 있기 때문일까?
첫사랑만큼 저마다의 정의가 제각기 다른 단어가 또 있을까.
사랑이란 단어를 쓸 만큼의 마음을 줬던 첫 사람.
가장 오랜 시간 절절히 아픈 기억으로 가슴에 남아있는 사람.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첫 모습.
어떤 의미를 택했든 저마다에게 중요한 기억이자 관계이고 또 인연이겠다.
그리고 여기 이토록 아름답고 슬픈 첫사랑의 정의가 또 있다.
알아 내 맘에 조용히 문을 두드리면
눈에 뿌옇게 고여버린 널 흘려보내야 해
너와의 시간은 늘 조용히 찾아와 날 시끄럽게 만들고선 홀연히 떠나간다.
앞만 보며 벅찬 현재를 살아내다가도 떠나간 사랑이 문을 두드리면 여지없이 뒤돌아 한참을 서있고 만다.
우리가 머문 밤 사이 피어버린 심장소리에
밤하늘의 별을 이어 널 그리는 걸
우리가 함께 보낸 소중했던 밤을 추억하는 이보다 아름다운 문장이 있을까.
지나치게 반짝거렸던 탓인지 밤에 찾아온 옛사랑은 사무치도록 선명하게 기억된다.
이 시간의 난 너와의 시간을 물들이고
첫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지나 봐
너무 아름다웠기에 이토록 슬픈 너와의 시간은 머지않아 다시 나를 찾아와 또 적시겠지.
나는 그저 너와의 시간을 첫사랑이라고 이름 짓고
우리의 반짝거렸던 순간을 언제라도 반겨줄 거야.
이미 떠나버린 사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위에 쓰여졌기 때문일까?
우리가 무언가를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서 때론 처해있는 상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숲 안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는 결코 그 숲을 온전히 볼 수 없는 것처럼.
현재와 미래.
우리는 감히 예상할 수 없는 변수들이 넘쳐나는 시간들을 예측하는 것보다 이미 흘려보낸 과거를 정리하는 데 능하다. 그렇기에 지난 시간들을 고이 접어 저마다의 이름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유독 사랑했던 시간들을 돌아볼 때는 아팠던 상처들은 얕아지고, 좋았던 기억들은 더욱 반짝거려 깊은 여운을 주는 것 같다.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조금은 더 알고 보니 한치도 빠짐없이 소중했던 순간인데 그때는 왜 그걸 몰랐을까?
미숙했기에 더 애달프고, 아름다웠기에 더욱 슬픈 시간.
그렇지만 너무나도 찬란했고 눈물 나도록 고마운 그때의 시간.
우리는 모두 첫사랑이라는 이름의 시간을 가슴 한편에 품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