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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락 Mar 16. 2020

마음의 주소

마음의 주소




강원도 삼척군 황지읍 황지 1리 12-1번지. 세월에 무르익지 않는 기억의 터전 하나 있습니다.

밤마다 쩡, 쩡, 울어대던 산들이 토해놓은 석탄 줄기들은 막장으로 내몰린 인생들의 까만 가래톳처럼 늘 진지하였습니다. 콜타르 지붕 잔설 날리던 어느 아침, 얼어붙은 수돗가에서 컥, 컥, 탄진을 쏟아내시던 아버지의 등 뒤로 쏟아지던 햇살, 햇살들…. 양은 대야를 튕기며 흩어지는 물빛 절망은 투박하신 손마디가 못다 훔친 몇 방울의 눈물이었겠지요. 선산부 춘삼이 아저씨, 다이너마이트 사고로 펑하고 비명에 가신 날, 탄가루를 뒤집어쓴 집도, 교회당도, 동네 개들도, 또한 사람들도, 졸지에 혼자된 각 시도 까맣게 까맣게 울었습니다. 남겨졌다는 외진 죄책감들, 씻김굿 칼춤에 얼빠진 광부들은 주먹질 싸움에 끝내 서로 엉켜 울었더랍니다. 춘삼이 아저씨 이쁜 각시 걱정에 훌쩍거리던 서러운 유년의 마당.

강원도 삼척군 황지읍 황지 1리 12-1번지. 무덤의 비석처럼 심중에 우뚝 선 내 어린 날의 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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