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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Jan 06. 2019

그 날, 홍콩의 야경은 특별했다.

2013. 홍콩(Hongkong)


홍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에서 봤던 '심포니 오브 라이트'다. 오후 8시에 시작해서 딱 10분만 진행하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야경에 대한 집착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10분간의 눈부신 화려함은 온몸에 전율이 흐르게 했다.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에겐 정말 특별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밖으로 나온 기분이라고 할까. 진부하지만, 잠시 군대 이야기를 해야겠다. 


나는 부산이 고향인데, 서울 생활(?)을 한 것이 20대 초반 서울에서 의경으로 군 복무한 것이 전부였다. (지금은 경기도에서 지내고 있다.) 부대가 양천구에 있었는데, 광화문으로 출동 나갔다가 복귀할 때 성산대교를 지나면서 봤었던 그 한강 야경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처음으로 서울의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었다. 특히, 부산 촌놈에게는 더욱더 특별하게 다가왔었다. 


홍콩의 야경을 보면서 그때 순간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강 야경에서 느꼈던 것보다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순간을 저 정도의 사진으로 밖에 남기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지만, 사진과 여행에 대한 열정을 불 지피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꼭 야경이라는 것이 이렇게 높은 빌딩들 사이에서 화려함을 찾는 것이 아닌, 그 나라 그 도시가 가지는 밤의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야경 감상의 의미임을 깨닫고, 웬만하면 늦은 밤까지 거리를 거닐면서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자신만의 특별한 순간기록하고, 이 기록을 다시 추억하는 것이 좋아 나는 여행과 사진을 정말 좋아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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