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리를 걷다 보면 수많은 장면들을 만난다. 다시 말하면 수많은 소재거리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기록한다. 웅장한 풍경이 아니어도,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사진이 아니어도, 이렇게 길을 가다가 우연히 본 장면에 누른 셔터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는 사진들을 좋아한다. 만들어진 쿠키를 정리하는 아들과 옆에서 담을 상자를 준비하는 할아버지, 그리고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까지. 홍콩에서 찍은 사진 중 유일하게 사람 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다큐멘터리 작가들이나 여행 작가들처럼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사진을 부탁해서 찍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나는 이렇게 뒷모습만이라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