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겨울의 남부 인도는 한국의 여름과 날씨가 비슷하다. 그래서 조금만 밖에서 걸어 다녀도 땀이 나며 노곤해진다. 흔히, 동남아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출국 전에 계획 세워놨던 것들과, 어느 정도 더위는 당연히 감수하고 즐겨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매일 지속되는 무더위 속에서는 빨리 고갈되는 체력 앞에서는 답이 없었다.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그냥 걸으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담았다. 너무 지칠 때는 사탕수수 음료를 마시면서 당 보충을 했다. 노점상 옆에서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잠을 자는 현지인을 보니 나도 노곤해지며 더욱더 무기력해진다. 첸나이 거리의 모습을 조금만 담아보고, 숙소로 가서 쉬어야겠다. 무기력함이 나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이었다. 이른 일정 종료.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