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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Jan 20. 2019

첫 렌터카 여행

2013. 슬로베니아(Slovenia)


여름휴가로 떠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자그레브에서 렌터카를 받고 류블랴나로 달리는 길에 본 파란 하늘, 넓은 들판, 빨간 지붕.. 평생 잊지 못하는 순간이다. 유럽에 처음으로 여행을 와봤다. 정말 TV 속에서 보는 것처럼 정말 예쁜지, 그리고 사람들이 유럽을 외치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했었다. 그리고 렌터카를 타고 창밖을 내다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난 속에서 유럽을 외치고 있다. 그래서 한 동안 유럽 쪽으로 여행을 많이 떠났던 것 같다.


이때 생각해보면, 난 카메라의 조작법을 여전히 잘 모르는 상태였다. 홍콩에서 그렇게 많은 사진들을 날려먹었으면서 배울 생각을 안 했다. 단렌즈가 화질이 좋다는 것만 들어서 렌즈도 1개만 챙겨서 왔었다. 지식이 없으니 좁게 화각으로 찍히는 사진에 대해서 불만은 안 했고, 일행들 사진을 찍어주면 아웃포커싱으로 인해 여기가 슬로베니아인지 한국인지 모를 사진을 찍어놓고선, 아주 당당하게 단렌즈라서 그래라는 말만 했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찍은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 유럽이라는 풍경이 나에게 멋진 장면을 선사했던 것인지, 초심자의 운이 발생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도 보면 꼭 좋은 카메라와 렌즈가 답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끔 많은 돈을 투자한 나 자신에 대해서 한번 되돌아보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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