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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Jan 22. 2019

공연 팁 문화, 도망쳤던 그날

2013.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류블랴나 강을 따라 걷는데, 조용한 도시와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있었다. 활발한 거리와 공연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 모습이 너무 좋아 구경하다가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어느 한 무녀는 나에게 포즈까지 취해준다. 너무 고마워 그 모습을 마음껏 담았는데, 나에게 팁을 요구했다. 


팁 문화를 처음 겪어봐서 왠지 나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아서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를 피했다. 시선이 느껴졌지만, 팁 문화에 대해 무지했던 나 자신이 처음으로 부끄러웠던 날이었다. 지금은 그날 이후로 거리에서 공연을 보고 사진을 찍고, 특히 포즈를 취해주면 감사의 의미로 팁을 드린다. 팁은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의라는 것도 깨달았다. 다시 그 날로 돌아간다면, 아니 다시 류블랴나에 여행을 간다면 그때 못 드린 팁까지 포함해서 넉넉하게 드리고 싶다. 지난날의 부끄러움 때문에 아직까지 그 날의 미안함을 계속 간직한 채 류블랴나를 생각한다.


2013.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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