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을 이른 아침부터 걸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닷바람 덕분에 뜨거운 태양의 짜증도 금세 풀려버렸다. 왼쪽으로 쳐다보면 빨간 지붕의 올드 타운이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쳐다보면 시원한 푸른 아드리아해의 바다가 보였다. 사람들은 두브로브니크를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부른다. 그리고 난 그 뜻을 납득하고 있는 중이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밑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다양한 매력을 즐겼다.
이 곳이 만약 한국이라면, 빨간 지붕이 검은 기와라면 어떨까란 상상을 해본다. 전주 한옥마을에 처음 갔을 때, 나의 생각과 전혀 다른 모습에 상당히 실망했었다. 오히려 내가 원했던 모습은 지금 걸으면서 보고 있는 이런 모습인데 말이다. 씁쓸한 생각을 잠시 했지만, 각 나라마다의 매력은 거기에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안타까워하진 않았다. 이렇게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으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