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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Feb 17. 2019

호객행위에 넘어가버린 보트 투어

2013.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는데, 수많은 여행 부스에서 호객행위를 한다. 그중 귀에 박히는 멘트가 있었다. "파노라마 보트 투어, 올 인클루시브". 관심을 보이니, 식사부터 무제한 드링킹까지 제공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배를 타고 섬들을 둘러본다고 하는데 상당히 유혹적이었다. 그래서 무턱대고 티켓을 구매해버렸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나처럼 호객행위를 당한 사람들이 몇 명 모여있었다. 서로 어색한 표정으로 배에 앉아있다 보니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배가 출발했다. 어디로 가는지 말도 없이 무작정 달렸다. 곧바로 음료들이 세팅됐다. 무제한 드링킹이라고 했던 것에 비해 메뉴는 생각보다 조촐했다. 그중 이왕이면 독한 술로 먹자며 테킬라를 한잔 받아서 원샷했다. 목이 타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혼자 기분을 냈다.


내가 한국인임을 알아본 선장이 한참 유행하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틀어줬다. 앞에 앉아있는 꼬마 아이가 말춤을 추는데, 신기하면서도 웃기기도 했다. 정말 유행이긴 한가보다. 그러다가 중간에 이름 모를 작은 섬에 들려 자유시간으로 1시간 줬다. 수영을 하던지 즐기다 오라고 하는데, 소심한 나는 다시 한번 더 약속 시간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혹시나 버려질까 봐 멀리는 못 가고 근처를 배회하며 구경했다.


2013.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돌아오는 길에 식사가 나왔다. 치킨 or 피시라는 선택 사항에 당연히 바닷가 나라니까 피시를 선택했다. 우리나라의 고등어구이 같은 것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퀄리티가 있는 맛에 살짝 감동을 받았다. 호객행위에 반신반의하면서 탔던 보트 투어에서 기대 이상의 만족으로 인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또 하나 만들었다.


2013.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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