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날에 자그레브에 도착해서 숙소에 가기 위해 트램을 타긴 했었다. 티켓을 어떻게 사는지 몰라서, 일단 타면서 요금을 내던지 티켓을 사기로 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 다르게 트램은 출발했고, 기사님과 나는 벽으로 가로막혀 있어서 전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의도와 다르게 무임승차를 해버린 것이었다. 바로 앞에 있던 현지인은 알아들을 수 었는 말로 나에게 화를 내며 따졌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왜 돈을 안 내고 타냐고. 어리바리한 표정으로 당황하고 있으니, 이내 포기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할머니가 그냥 나를 토닥여주며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워 적당히 가다가 내리고, 지도를 보면서 숙소까지 찾아갔었다. 내일 일어나면 트램 타는 법을 꼭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알아내지 못하고 귀국해버렸다. 귀국 후에 알아내긴 했지만, 이미 어쩌겠는가. 그 날의 창피함은 지금까지 계속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