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하노이 거리를 걷다 보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거리를 배회했다. 그러던 중에 어느 한 식당에서 외국인이 나오더니 우리를 불렀다. 그것도 한국말로. 처음엔 다른 사람 부르는 줄 알았다. 결국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여기 식당 맛있다며 적극적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잠시 고민을 하니 호객 행위를 하는 외국인의 친구가 더 나오더니 한국말로 들어오라고 했다. 한국말을 어찌 잘하냐고 물어보니, 한국에서 유학 중인데 다 같이 하노이에 여행을 왔다고 했다. 하노이에서 외국인과 한국어로 대화중인 이 상황이 웃겨서 알겠다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같이 테이블에 합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 생각했지만, 갑자기 미지근한 반응에 민망해서 다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결국 서로를 의식한 채 우리는 투어 회사에서 받은 지도를 보면서 하루 일정을 정하는 것으로 시선을 피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이 식당의 음식이 맛있다는 그 말은 확실히 맞았다. 하노이에 와서 처음 먹은 식사였는데 감탄을 하면서 먹었기 때문이다. 물론, 베트남 맥주도 한몫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