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여행의 시작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첫 유럽 여행지로 선택했던 곳이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렌터카 여행이었다. '꽃보다 누나'방송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여행을 많이 하는 곳이지만, 내가 갈 때만 해도 TV에 자주 안 나오던 여행지였다. 처음에는 '플리트비체', '바다 오르간', '두브로브니크'에 반해서 크로아티아만 여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렌터카 여행을 하면서 유럽의 국경들을 자동차로 지날 수 있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아서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공항에서 2시간 정도만 가면 갈 수 있는 슬로베니아도 여행지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카타르 항공의 넉넉한 인심에 사육당하듯 먹고 자기를 반복하며 크로아티아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렌터카를 받아서, 지도를 펼쳐 들고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로 향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무식하게 여행했다. 유심이 약 2만 원 돈이었는데, 이 돈을 아끼겠다고 모든 여행지의 코스를 구글 지도로 전부 경로 지정해서 인쇄 해온 것이었다.
지도를 펼쳐 들고 렌터카 여행을 시작하다.
국내 여행에서도 이게 몇 번 국도인지를 확인 안 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국도 넘버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이동했다. 옆에 펼쳐지는 푸른 초원의 빨간 지붕이 보이자 내가 유럽 여행을 하고 있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2시간 정도를 이동해서 류블랴나에 진입했다. 첫 느낌은 정말 조용한 도시였다. 북적북적 거리고 사람들이 많은 도시인 줄 알았지만, 차들은 다니지만 실제로 거리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산했다. 벽에는 생각보다 많은 그라피티 아트들이 있었는데, 첫 느낌은 외국 영화를 보면 갱단이 나오고, 흑인들이 나와서 위협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이내 난 류블랴나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지도 한 장으로 거리 이름들을 하나하나 비교해보면서 겨우 예약한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류블랴나를 감상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거리가 너무 예뻤다. 마침 일몰과 맞물려서 골목 사이로 내비치는 햇빛들이 너무 예술이었다. 특히, 조용하고 깨끗한 골목길의 느낌이 내가 생각했던 유럽의 모습 그대로 눈 앞에 펼쳐져있었다.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유명한 드래곤 동상이 있는 드래곤 브릿지가 나온다. 그리고 류블랴나 강이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여기에 길거리에서 안보이던 사람들이 다 모여있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여행객들과 시민들이 앉아서 즐기고 있는 풍경과 여유 넘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황홀하게 펼쳐진 류블랴나 강 주변의 풍경들을 보면서 천천히 걸었다. 길거리에서 버스킹과 공연 등 다양한 구경거리들을 보면서, 류블랴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처음 류블랴나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과 다르게 조금만 안으로 들어오니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런 곳이 있으니 길거리에 사람들이 안 보이는 게 당연한 듯했다.
여유로움을 즐기는 곳, 류블랴나(Ljubljana)
걷고 구경하다 보니, 배가 고파져 이들처럼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와 피자를 즐기기로 했다. 차가운 맥주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류블랴나의 첫날밤은 점점 더 깊어졌다.
눈 앞에 류블랴나 성이 있었지만, 다들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음 날로 미뤘다. 이때의 결정을 아직까지 두고 후회한다. 이때의 경험으로 아직까지 기회가 있을 때, 구경하는 것을 나의 여행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장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와서 또 차로 이동해서 왔더니, 맥주 한두 잔에 금세 피곤해졌고 호텔로 들어가서 첫 날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