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따라 창덕궁을 즐기는 방법

창덕궁 달빛 기행

by MySnap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에서 1년에 한 번씩 창덕궁 달빛기행을 진행한다. 올해는 6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이 되는데, 예매가 오픈되자마자 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아주 좋은 행사이다.


올해는 운 좋게 티켓팅을 성공해서, 창덕궁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10월 28일에 예약한 나는 돈화문 앞에 도착하니, 전통 복장을 한 수문장이 문을 지키고 있었다.



접수 데스크에서 신분증으로 티켓 본인 확인을 하면, 간단한 설명을 듣는다. 가이드를 따라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고 오랫동안 서있지 말고 지시에 따라 잘 이동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기 전부터 삼각대를 가져올까 고민하다가 안 가져왔는데, 안내 문구에 삼각대 사용 불가라고 되어있었다.


가이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가이드 오디오와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손난로를 준비해주셨다. 그리고 이 달빛기행은 한 회에 100명만 신청할 수 있었는데, 막상 모이면 꽤 많은 인원이므로 효율적으로 관람하기 위해서 조를 나누어서 이동했다. 내가 배정받은 조는 3조였는데, 시작시간 전에 조별로 모여서 줄 서서 기다렸다.



저녁 8시가 되면 수문장이 문 앞으로 가서 외친다.


문을 여시오.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달빛 기행 투어의 시작을 알린다. 곧 안내해주시는 분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1조부터 시간을 두고 입장을 한다. 워낙 어둡기 때문에, 입장할 때 조당 청사초롱을 하나씩 지급해준다. 그렇게 밝은 편은 아니지만 멀리서도 보이는 불빛 때문에 예쁘기는 했다.


청사초롱을 받고,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달빛 기행은 시작된다. 낮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한적한 곳에서 천천히 걸으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훨씬 분위기가 있고 집중도 잘되고 좋았다. 몰랐던 역사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었고, 건물마다 설명이 더해지면서 풍성한 투어가 되었다.


특히, 예약한 날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밝은 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천천히 걸으며, 자세히 쳐다보며, 몸과 귀와 마음으로 느끼는 창덕궁 달빛 기행.


천천히 걷다 보니 저 멀리서 단소 소리가 들려왔다. 구슬프게 퍼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단소를 연주하시는 분 앞으로 갔다. 국악을 이렇게 집중해서 들은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단소 소리에 취했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창덕궁 후원으로 이동했는데, 평소에도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기에 매번 예약을 못해서 구경조차 못해봤던 곳인데, 드디어 나도 구경할 수 있었다.


어두운 길을 따라 걷다가, 눈 앞에 화려한 부용정이 나타났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잠시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사진을 찍으며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창덕궁에서 가장 매력적인 정자, 부용정(芙蓉亭)


부용정에서 부용은 연꽃 부(芙)와 연꽃 용(蓉) 자를 쓰는데, 연꽃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용지에 반사된 부용정의 모습은 연꽃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영화당에서 들려오는 가야금 연주 소리와 부용지에 반사되는 주합루와 서향각의 모습과 부용정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멋진 광경이었다. 이런 모습을 매일 즐길 수 있었던 왕들이 많이 부러웠다. 그 당시의 서민들은 이 모습을 평생 모르고 살았겠지.



자유시간이 끝나고, 다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이동했다. 달빛 기행을 하면서 계속 듣는 이름이 효명 세자인데, 우리에게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으로 더 유명하다. 이 투어의 마지막은 공연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효명 세자의 유래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며, 국악과 어우러진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피구왕 통키와 스머프의 성우로 유명하신 분이 진행을 해주시는데 잊고 있었던 목소리가 귀에서 들리자 어릴 때 생각도 나고 많이 반가웠다. 특히, 가을이라 추웠는데 챙겨주신 따뜻한 국화차와 대추차, 담요와 간식거리는 정말 센스가 넘치는 선물이었다.





공연이 끝남과 동시에 달빛 기행 투어도 끝이 났다. 다 같이 처음 들어왔던 돈화문으로 나와서 헤어지는데, 정말 알차고 뿌듯한 투어였다. 처음 예약할 땐 1인당 3만 원이란 금액이 다소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창경궁이나 다른 궁의 경우는 부담이 안 되는 수준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비싼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어가 끝나고 나서 이 3만 원이란 금액은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투어가 또 있으면 난 다시 예매에 도전할 생각이다.


눈과 귀와 마음이 호강하는 따뜻한 투어, "창덕궁 달빛 기행 "은 추워지는 가을밤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사와 음악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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