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의 꽃, 알함브라 궁전을 만나다.

7 Days

by MySnap

전날에 무리하게 걸었던 탓일까.

아침에 눈을 뜨니 온 몸이 뻐근하다. 여행을 하면서, 일주일 정도가 다돼가면 점점 피로해지고 지치게 된다. 그러면서 게을러지게 된다. 그래도 아직 갈 곳들이 많이 남아있다. 더군다나, 오늘은 알함브라 궁전을 관람하고 공항 가서 비행기를 타고 바르셀로나를 경유하여, 이비자로 이동하는 날이다. 그래서 피곤해도 부지런하게 움직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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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 입장권을 나는 미리 한국에서 예약했다. 나스리 궁전 입장 시간 때문에 미리 예약해야 하는데, 시간대를 잘못 잡으면 더운 땡볕에 관람할 수 있으니, 시간대 계산을 잘 해야 한다. 인기 있는 시간대는 금방 매진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언제가 좋을지 모르겠으면 입장권수가 가장 적은 것들로 하면 된다.


예약한 입장권 알함브라 궁전 매표소 또는 그라나다 은행 ATM기에서 예약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입장 티켓을 미리 받을 수 있다. 매표소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미리 ATM기를 활용해서 받으면 기다림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해서 편하다.


한국에서 스페인의 여러 가지를 예약하며 결제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복제를 당하는 바람에 정지를 하고 재발급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카드 정보가 달라져서 엄청 고민되었다. 매표소에서 받거나 ATM기로 하려면 예매 결제한 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정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복제당한 카드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왔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ATM기에 넣었더니 인식이 되는 것이다. 입장권을 받으며 황당하기도 했지만 막힌 기분이 확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것 때문에 계속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보관하고 궁전을 관람하러 출발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전날 갔었던 'Camela'로 갔다. 스페인은 아침부터 햇살이 강렬했다. 벌써 6일째지만 적응이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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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la'에 도착하여, 아침 메뉴를 주문하였다. 간단하게 오믈렛과 샌드위치 그리고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다. 역시나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가 그리워지게 뜨거운 커피와 얼음잔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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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마치고, 난 구글 지도를 보며 알함브라 궁전으로 걸어갔다. 구글 지도로 길을 보면서 가는데 계속 언덕길과 좁은 골목길로 안내해준다. 많은 의심을 가지며, 길을 따라가면서 멀리 보이는 알함브라 궁전으로 맞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니 길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알함브라 궁전을 가는 사람들을 보지는 못했다. 이 길로 가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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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의심을 하면서 걷다 보니, 넓은 길이 나왔다.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는 사람들도 제법 보였다. 이제야 제대로 된 길이구나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도를 확인하니, 이렇게 좁은 골목길로 올 필요가 없었는데 이 길이 약간 더 빠르다고, 안내를 해준 것 같다. 최적화된 길 안내가 아니라, 최소 시간 길안내였단 말인가..

알함브라 궁전 초입에 다 와가니, 관광객들을 나르는 미니 열차가 다닌다. 나도 타보고 싶었지만, 언제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란 생각과 이미 다 걸어온 터라 마저 힘내서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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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상쾌한 기분으로, 천천히 알함브라 궁전을 보기 위해서 올라갔다. 입구를 통과하게 되면, 마치 공원 같은 느낌의 숲길이 펼쳐진다.

알함브라 궁전을 보러 간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길 추천한다.
숲길 사이로 내려오는 아침 햇살이 정말 기분이 좋다.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는 나의 발걸음이 매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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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에 도착해서, 전날에 미리 발급받은 티켓으로 기다림 없이 바로 입장을 했다. 입장하는 순간 너무 넓어서 어디부터 구경해야 할지 막막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일단 크게 돌기로 했다. 잘 가꾸어진 정원을 따라, 알함브라 궁전을 여유 있게 감상하기 시작했다.


여유 있게 사진도 찍고, 하나하나 눈에 담으면서 걷다 보면 어느새 많이 봤던 포인트가 나온다. 분수 길이 있는 정원이다. 여기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다들 인증샷을 찍기 바쁘다. 여기서 나도 인증샷을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알함브라 궁전을 둘러보는데 보통 3~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봐야 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너무 서두르면서 둘러보면,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하루 일정의 반나절은 알함브라 궁전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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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정오가 다가오자, 더워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알함브라 궁전은 그늘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면서 기력을 보충하며, 계속 길을 걷다 보니, 알함브라 궁전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도 나왔다. 상당히 넓다. 저곳을 다 둘러봐야 하는데, 이제 시작 지점이라 까마득하다. 해가 더 올라오기 전에, 부지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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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서 쉬며, 사진도 찍으며 여유 있게 궁전 내부를 궁금하다가 시계를 보니 나스리 궁전 입장 시간이 다가왔다. 아직 못 둘러본 곳이 많기 때문에 발걸음에 속도를 좀 내었다. 궁전이라 그런지 관리가 상당히 잘 되어있었다. 우리나라의 궁들도 보면 관리가 참 잘되어있는데 그 나라, 그 도시의 얼굴이기 때문이가 보다. 더군다나 알함브라 궁전은 관리가 잘 된 정원 같은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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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리 궁전으로 향하던 중, 큰 건물이 보이길래 구경삼아 들어갔는데, 외부와 다르게 내부는 원형이었다. 외부와 내부가 전혀 다른 구조였다. 어느 관광객은 콜로세움 느낌이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난 콜로세움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공감할 수 없었지만, 이 모습과 사진으로 본 콜로세움과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아직까지 이 건물이 무슨 건물인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주면 감사하겠다. 경기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깔끔하고, 여전히 미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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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재촉했더니 나스리 궁전 입장 전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그래서 입구 앞에서 대기할까 하다가, 건녀픈의 전망대로 향했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그늘이 없었다. 내가 갔던 시간대가 정오라서 더 그럴 수도 있다. 뜨거운 햇볕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다른 관광객들도 힘들어했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또한, 스페인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아니면 이미 다 타버린 나처럼 포기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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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를 오르니, 그라나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길을 따라 걷기만 했기 때문에 잘 몰랐었는데 첫 느낌은 다소 심심한 느낌이었다. 위에서 바라본 느낌은 일관성이 있는 건축물들이 예뻤다. 하지만, 색채가 없다고 해야 할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도시임은 분명하다. 여기서 지붕 색깔만 진한 주황색이었다면,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와 같은 느낌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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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라나다의 매력에 푹 빠져 감상하다가 나스리 궁전 입장시간이 되어서 내려왔다. 팁을 주자면, 나스리 궁전에 입장할 때 가방을 가지고 입장 못한다. 작은 크로스백 같은 경우는 문제없지만, 백팩이나 부피가 나가는 가방은 사물함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니, 사전에 미리 사물함에 보관을 하던지, 알함브라 궁전 일정에는 잠시 숙소에 두고 나오는 것이 좋다. 다행히, 난 큰 카메라 가방은 바르셀로나에서 나를 떠났기에... 작은 가방 하나로 아무 탈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나스리 궁전에 입장하면서 느낀 것은, 디테일적인 부분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타일부터 기둥, 천장, 벽면 등 하나하나 보게 되면 끝도 없다.


나스리 궁전을 관람하게 된다면,
느린 발걸음으로 구석구석 타일 하나까지도 자세히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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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교한 디테일에 감탄을 연발했다. 특히 두 자매의 방의 천장을 바라보며 화려함에 한참을 바라봤다. 이러한 디테일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의 문장력 한계가 느껴지는데, 내가 아무리 화려하게 표현을 하여도, 직접 두 눈으로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기계로 찍어낸 듯한 디테일에 이 궁전을 설계하고 건축한 사람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쉴 새 없이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서 고개를 돌리다가, 푸른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DSCF5986.jpg 저 비행기에도 누군가는 자신만의 여행을 위해 떠나고 있겠지


나스리 궁전 관람까지 마치고 나니, 알함브라 궁전도 다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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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이 필요한 곳이다.


그라나다에서 할 것은 크게 많지 않다. 알바이신 언덕에서 알함브라 궁전 야경 감상 알함브라 궁전을 직접 걷고 보고 느끼는 것 알함브라로 시작해서, 알함브라로 끝난다.


이제 난 공항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알함브라 궁전을 빠져나왔다.


호텔로 가는 길에, 목도 축일 겸 근처의 레스토랑 'La Cueva'로 들어갔다. 아침부터 열심히 걸었던 탓인지 갈증이 심했다. 이럴 땐, 달달한 클라라와 짭짤한 하몽으로 달래줘야 한다. 스페인에 와서 하몽이란 것을 처음 알았는데, 정말 맛있었다. 맛으로 따지자면, 짠맛인데 묘하게 계속 끌리는 맛이다. 더군다나 클라라랑 같이 먹으면 진리의 단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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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을 해소시키고, 호텔에서 짐을 찾아 공항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호텔에서 공항버스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출발하였는데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너무 더워서 근처의 작은 펍같은데를 갔다. 동네 작은 펍에서도 역시나 타파스를 내준다. 맥주 한잔과 타파스를 즐기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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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F6106.jpg 공항 버스를 기다리며 그라나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담아본다


공항버스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이 지나도, 오질 않았다. 공항버스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줄의 개념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 특히, 제일 늦게 온 중국인이 제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불쾌하지만, 그냥 그르려니 한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른 뒤, 공항버스가 도착했다.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스페인은 소매치기를 항상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세비야에서나, 그라나다에서나 마찬가지다. 다만, 세비야와 그라나다는 조금 덜 위험하다 뿐이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라나다 공항에 도착해서, 나의 짐을 찾고 가는데 이미 몇 사람의 캐리어가 도둑맞았다. 보통, 공항버스 탈 때 캐리어를 버스에 넣어두고 바로 올라타는 게 일반적이다. 소매치기는 이것을 노린다. 같이 무리에 껴서 마치 자기의 캐리어인 거 마냥 자연스럽게 꺼내서 도망간다. 직접 눈으로 끝까지 확인을 하고 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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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비자로 가기 위해서,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탔다. 애석하게도, 그라나다에서 이비자로 가는 직항이 없다. 있는데 내가 가는 일정과 안 맞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리 노력해봐도 경유밖에 없어서 이 걸로 택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여행의 두 번째 멘붕을 맞이하게 된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하기 전부터 난 조마조마 해지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이비자로 가는 비행기 경유시간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국내선끼리 이동이기에, 경유 시간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라나다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가 지연이 되면서, 결국 이비자로 가는 비행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그렇게 난 불안한 마음으로 비행기 안에서 마음을 달래고자 창밖을 바라봤는데, 야속하게도 일몰이 또 이쁘다. 마음은 불안하지만, 난 이 모습을 담고 싶어서 열심히 또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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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내려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급하게 뛰어보지만, 바르셀로나 공항이 너무 넓다. 그렇게 우왕좌왕하다가 인포데스크를 발견하고 찾아가니 이미 비행기는 떠났단다. 그러면서, 다음 비행기 편이 있으니 그걸로 연결해주겠다고 한다. 내 짐은 어떻게 되냐고 하니, 걱정하지 마라, 같이 보내주겠다고 한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매우 당황했지만 나름 잘 풀린 것 같아 안심했다. 그리고, 미안하다며 카페에서 음식과 교환할 수 있는 티켓을 줬다. 하지만 막상 가서 고를 수 있는 것은, 샌드위치와 물 한병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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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이비자로 가는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탑승 시간 맞추서 게이트를 찾아가면 지연,, 또 그렇게 30분, 1시간을 기다리면 게이트가 변경.. 또, 바뀐 게이트로 찾아가면 또 지연,, 정말 화가 났다. 이비자 가기 너무 힘들다.


바르셀로나에서 좋은 추억이란 없는 것인 걸까..


나처럼 이비자를 가기 위해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이미 다 지친 상태였다. 그렇게 2시간인가 3시간인가 흘렀을 때, 드디어 게이트가 오픈되었다. 비행기 탑승하는 순간부터 정신이 없었다. 이비자는 유흥의 섬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비행기 안에서 시끌벅적하고, 노래 부르는 사람부터 장난 아니다. 이렇게 1시간을 날라갸아한다고 생각하니 어질 하다.


그래도, 가는 게 어디냐 생각하며 이비자의 기분을 느끼고자 묵묵히 들으면서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이비자에 도착을 하니, 기내 안에서는 난리이다. '이비자!'를 외치며, 사람들이 흥분의 도가니로 빠졌다. 그렇게 좋은 곳인가 이비자가..? 사실 이비자가 유흥의 섬이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았었다.


기내에서 흥분하는 외국인들을 보며 내심 나도 기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비자에 도착해서 역시나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비행기가 연착되고, 게이트가 변경되고 하면서 내 짐이 도착 안 한 것이다.


결국 클레임 장소에 가서, 캐리어가 도착 안 했다고 하니 정보를 상세하게 말해달라고 한다. 내 캐리어의 기억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설명을 해줬더니 찾아보고 다음 편명으로 받아서 호텔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어쩌겠는가,, 일단 알겠다 하고 택시를 타고 겨우 호텔로 와서 체크인을 했다. 아무것도 없다.


바르셀로나에서 카메라 가방 소매치기당하고, 이비자에 도착해서 캐리어가 도착 안 해서 없다.
지금 나한테 있는 것은 여권과 작은 카메라가 전부다.


웃음밖에 안 나온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어깨 무겁게, 캐리어까지 가득 가지고 왔는데 지금 나한테 있는 것은 이게 전부다. 당장 씻을 수도 없기 때문에, 호텔 인포에 가서 상황 설명하고 샴푸를 빌렸다. 땀범벅이었기에, 샴푸 하나로 대충 다 씻고 멍하게 침대에 누웠다.


하루가 참 다이내믹하다. 이비자에 왔는데, 아무것도 없어졌다... 당장, 내일이 걱정이었는데 그건 내일 걱정하고 일단은 자는 걸 택했다.


이비자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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