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에세이 #14. 자전거
자전거에 관한 첫 번째 클리셰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이다. 아이의 홀로서기를 은유하는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 '꼭 잡아줘야 해~'라며 불안해하는 아이의 뒤에서 알았다며 안심을 시키지만 이윽고 손을 놓는다. 비틀비틀 잘 가던 아이는 문득 아빠가 손을 놓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갑자기 넘어진다. 그렇게 아이는 자전거를 배운다.
두 번째는 '한 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는 것'의 대명사로서의 자전거이다. 영어도 수학도 배워놓고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지만, 어떤 것들은 한 번 배우면 평생 잊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전거 타기와 수영이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은 있지만, 자전거를 타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연인이 2인용 자전거를 함께 타는 장면이다. 적어도 내가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90년대부터 연인의 행복한 한 때를 상징하는 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장면이다. 그래서일까. 한강공원에 가보면 아직도 2인용 자전거는 연인들의 전유물이다.
자전거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머릿속이 온통 클리셰 범벅이다. 왜 자전거가 클리셰의 대명사가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별도의 동력 없이 사람의 다리 힘으로 먼 길을 쉽게 갈 수 있는 수단인 자전거를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애용해왔기 때문인 듯하다.
진부해도 상관없다. 타고 다니다 보면 건강해지고, 환경에도 좋은 자전거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요즘은 공공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참 잘 갖춰져 있다. 주변이 온통 따릉이 단골들 천지다. 너무 멀지 않은 거리라면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고 시간 맞춰 도착하면서 근력도 키울 수 있다. 심지어 대여료도 너무나 저렴하다. 이번 폭염이 좀 잦아들면 나도 따릉이를 한 번 이용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