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에세이 #1.
술에는 세 종류가 있다. 양조주, 증류주, 그리고 소주. 우리가 늘 접하는 희석식 소주는 사실 술이라고 부르기엔 좀 애매하다. 순도 95% 이상의 에탄올을 물에 탄 것이다. 에탄올을 물에 타서 그냥 마시기엔 역하니 단맛을 내는 첨가제를 넣은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술에는 두 종류가 있다. 양조주와 증류주. 자주 마시는 주종으로 치면 맥주와 와인, 청주가 양조주이고, 위스키, 고량주, 테킬라 등이 증류주다. 양조주는 주로 도수가 20도를 넘지 않는다. 반면 증류주는 도수가 40도 아래로 잘 내려오지 않는다.
나는 양조주보다 증류주를 좋아한다. 인생이 소맥이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밥벌이를 하기 시작하면서 위스키를 배웠다. 물론 그 전에도 테킬라나 진, 럼, 보드카 등을 가끔 들이붓고는 했지만 정말 증류주의 맛을 알게 된 것은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어려서는 위스키를 '아버지가 손님 오시면 꺼내놓는 비싼 술'이나 '부장님이 폭탄주로 소비하는 비싼 술'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던 내가 어느 날부턴가 위스키로 월급을 탕진하기 시작했다.
위스키가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향이 정말 좋다. 어떤 향수보다도 매력적이다. 한참 잔을 코에 대고 향을 음미하다가 한 모금 넘길 때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한 그 느낌도 좋다. 목구멍으로 넘어간 이후에 코를 통해 뿜어져 나오는 뜨끈한 숨과 잔향도 좋다.
마시다가 배가 부르거나 화장실에 자주 드나들 필요가 없는 것도 좋다. 따로 안주를 곁들이지 않아도 아쉽지 않은 것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시고 난 다음날 아침에 숙취가 없다는 점이 제일 좋다.
사실 '술'이 필요한 순간은 있을 수 있지만, 특별히 '독한' 술이 필요한 순간은 없다. 그렇지만 독주에는 독주만의 매력이 있다. 독주를 찾게 되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