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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사리 Apr 05. 2024

어둡고 긴 터널을 나오면 꽃비가 내린다.

여유가 생기니 다른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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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를 목표했지만 점점 느슨해지고.... 사실은 처음 목표는 10화 끝이었지만 지금까지 온 것은 현실적으로 스스로에게도 대단한 목적달성이다.

그러나 글쓰기가 아닌 브런치가 의무가 되어가고 있다.

여전히 독서가 좋고 글쓰기도 좋고 글에 대해 공부하고 조금씩 성장해 가는 나 자신이 좋지만 현실적인 효율성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스스로를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알아간다.


글과 함께 하는 삶을 위해선 현재의 삶을 정리해야 함을 느낀다.

장사의 시간을 줄이고 다른 일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사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매일매일 좋아하는 일만 하며 하루를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내 삶이 그러기를 꿈꿔왔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함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삶과 생계,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삶, 집중하는 삶과 집중하지 못하는 삶.

가게가 점점 자리 잡아가는 중에 겪는 행복한 고민이겠지.


작년은 삶의 벼랑 끝으로만 달렸고 벼랑에서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던 한 해였다.

2024년 봄이 지나가고 있다.

봄은 열정을 불태워 여름을 불러오는 중이다.

꽃은 만개했고 꽃비의 흔적들이 도시 곳곳을 채웠다.


이제는 장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손님이 오는 것에 두려워하지도 없을 것에 대한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단골들이 각기 다른 시간들을 채우고 또 머물다 간다.

늘 오던 단골이 오지 않을 땐 또 다른 사람들이 채워지고 단골이 되어간다.

노력할수록 음영역대가 높아지는 오페라 가수처럼 영업의 한계가 없어짐을 느낀다.

구례군 산동면 구만저수지, photo by jae


벼랑 끝에 몰려있는 이들에겐 여유가 없고 여유가 없는 삶은 풍요로움에게서 멀어지게 한다.

버티다 보면 여유가 생겨난다. 삶을 이겨낸 이들은 행복과 여유를 말한다. 삶을 이여 내지 못한 이들에겐 평생이 어두운 터널의 생활이다.

버티고 이겨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터널 안과 터널 밖의 삶에 대해 알고 터널 밖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예찬한다.

터널 끝이 보인다.

터널 안은 어둡고 좁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아늑하고 선선하면서도 큰 재난과 어려움은 없는 소소한 유유자적일 뿐이다. 그러나 터널 밖을 나오면 따사롭고 아름다운 꽃밭,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 나온다.


또 다른 성장을 준비한다.

준비가 아닌 이미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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