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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s Jun 23. 2023

일상을 잘 담고 싶다

6년간 모션그래퍼로 일하면서 수만 개의 레퍼런스를 봤던 것 같다. 클라이언트를 위헌 참고용이라고 하지만 결국엔 카피가 되고 어디에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없는 작업이 되는 걸 반복하면서 한계가 온 것 같다. 나중엔 레퍼런스 없이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게 됐다.


모션그래픽을 그만두면서 결심한 것이 하나 있다. 같은 분야의 것을 참고하지 말자. 동시대의 같은 분야의 작업을 웬만하면 보지 말자.


그래서 그런지 나는 성장이 느리고 작업 기술이 화려하지 않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지만 내것을 더하고 변주하지 않는 한 무슨 좋은 말로 포장한들 카피밖에 되지 않는다. 카피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안보는 게 맞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잡아 세팅된 환경이나 화려한 카메라 무빙, 수많은  쪼갬이 난무하는 영상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원래 좋아하지 않았던건지 너무 많이 봐서 그렇게  건진 모르겠는데 후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푸드 커머스 회사에서 2 반동안 일하면서 음식에 대한 관심이 0 것을 보니 말이다. 그동안 영상일을 하면서 깨달은건 작품의 본질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는 것과 사람과 사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주는 울림만큼 깊고 오래가는 것이 없다는 . 그리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형식과 내용    맞아졌을때라는 것을. 그런 작품들은 이제 유튜브 저장 목록 속으로 가는거지.



최근 웨스엔더슨 스타일을 베껴 ai기술로 만든 광고에 쏟아지는 비난을 보며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역시 결과물만은 아니구나 싶다. 잠깐 즐길 눈요기거리 정도는 되겠지만 오래 남을  있는 작업은 아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고 아티스트의 스타일 뿐만 아니라 철학 또한 같이 소비하고 있으니까 ai같은건 두렵지 않다. 그런데 컷편집은 정말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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