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 2
군화를 잘못 고른 것 같았다. 겨우 한 시간 정도 걸었을 뿐인데 발바닥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군화 속에서 이리저리 미끄러지는 발의 촉감이 찌릿찌릿한 게 아무래도 불길했다.
‘설마 벌써 물집이 잡혔을까? 한 치수 큰 군화를 신은 게 잘못된 걸까?’
“10분간 휴식!!”
재수가 불안해하기 시작했을 때, 조교의 반가운 목소리가 퍼졌다. 재수는 산길 아무 데나 철퍼덕 주저앉아 군화부터 벗었다. 통증을 느끼며 양말을 벗으니 아니나 다를까 벌써 발가락과 발바닥 여기저기 물집이 잡혀 있었다. 재수는 이 발로 행군을 마칠 수 있을지 덜컥 겁이 났다. 전체 행군 코스의 십 분의 일 정도 걸었을 뿐인데. 앞이 캄캄했다. 동기들이 담배를 물고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고 있는 동안 재수는 수습책을 찾느라 마음이 바빴다.
“부대 일어~ 섯!!”
조교의 명령이 떨어졌다. 재수는 서둘러 입소 날 배급받았던 군용 손수건을 꺼내 한쪽 발을 감쌌다. 허둥지둥 군화를 신는 재수를 본 옆 동기가 제 손수건을 건넸다. 재수는 고맙다는 말도 할 새 없이 얼른 나머지 한쪽 발을 칭칭 묶었다.
그때부터 남들에겐 고난의 행군이 재수에겐 지옥의 행군이 됐다. 아직 코스의 삼분의 일도 못 걸었건만 심각한 통증이 시작됐다.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발에서 시작한 통증이 머리끝까지 타고 올랐다. 통증 때문에 발과 지면과의 접촉면을 줄이고자 하니 다리 전체에 힘이 들어가 종아리며 허벅지, 엉덩이까지 쥐가 날 지경이었다.
재수는 두 번째 휴식 시간을 군장도 벗지 못한 채 널브러져 헉헉대다 끝내고, 세 번째 휴식시간, 이젠 군화를 벗는 것마저 살을 떼어내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재수의 발은 이미 물집이 다 벗겨져 양쪽 발바닥여기저기 시뻘건 속살을 내보이고 있었다. 붉게 물든 손수건에 피부 껍질이 달라붙어 있었다. 아직 반환점도 못 돌았는데.. 재수는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느껴야 할 통증이 미리 느껴져 기절할 것 같았다. 더구나 다리에 잔뜩 힘을 주고 걷다 보니 하반신 근육은 감전된 것처럼 저릿저릿했다. 대열 선두와 후미에 경광등을 켜고 대기하고 있는 앰뷸런스를 바라봤다. 재수는 살면서 앰뷸런스를 안타깝게 바라보기는 처음이었다. 저것만 타면 당장 고통을 끝낼 수 있었다. 행군이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재수는 당장 저기에 올라타 침대에 누워 소독을 하는 동안 그대로 깊은 잠에 빠지는 상상을 했다. 군화를 벗고 손수건을 풀어놓아서일까?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 그러다 행군 전, 대열에서 이탈하거나 중도 포기자는 다음 기수와 행군을 마칠 때까지 교육대 퇴소가 미뤄진다는 경고안내 문구가 비몽사몽간에 재수의 눈앞에 타다닥 박혔다.
“아이구야. 이거 장난 아니네. 야. 그냥 포기하고 의무대 가라.”
누군가의 목소리에 번쩍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첫 휴식 때 손수건을 줬던 옆 동기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재수의 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 수방사 병력이야. 빨리 수료식 하고 휴가 가야 된다고.’
재수는 잠꼬대하듯 중얼거렸다.
“어라? 이 친구 혼수가 왔나 보네?”
동기는 재수의 뺨을 때리며 조교를 부르려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재수는 얼른 동기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야. 죽을래? 가만있어.”
재수의 서슬에 동기는 움찔해서 아무 말 못 하고 걱정스러운 눈빛만 보냈다. 재수에게 있어 행군을 한 번 더 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퇴소가 늦어지면 재수 혼자 따로 수방사에 배치를 받고 자대 교육을 따로 받는 건지, 첫 휴가는 제때 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게 문제였다. 재수는 다시 이를 악물고 군장을 멨다. 그리고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극한의 통증이 지속되면 아예 발의 감각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발에 힘을 쥐어 내디뎌 보았다. 그러나 의지와 상관없이 발은 땅에 닫기도 전에 저절로 오그라들었다. 재수의 걸음속도가 처지면서 자꾸 뒷사람과 부딪히게 됐다. 그럴 때마다 종종걸음 치게 되니 통증도 그만큼 더해졌다. 얼마나 걸었을까. 재수가 거리와 시간 모두 억겁처럼 느끼며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기던 중 반환점 팻말이 보였다.
‘이제 겨우 반을 마쳤구나.’
행군 중 유일한 배식이 시작됐지만, 재수는 식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배낭을 멘 채로 그대로 뒤로 누워버렸다. 까매야 할 밤하늘이 노랬다.
“배식 끝~!”
반환점에 도달한 훈련병들은 각자 식판을 들고 여기저기 모여 앉아 말없이 식사를 했다. 그들 역시 말할 기운조차 없을 만큼 지쳐있었다. 그러나 배식받으러 가는 거리도 무서운 자신만큼은 아닐 거라 생각하니 재수는 갑자기 서러웠다. 재수는 반환점까지 오는 동안 수백 번 바라본 앰뷸런스를 또 바라봤다.
‘저 앰뷸런스는 왜 자꾸 내 옆에 정차하는 걸까?’
재수가 미련과 원망이 섞인 눈으로 앰뷸런스를 바라본 그때 갑자기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재수는 다리를 이리저리 꼬며 쥐를 풀어보려 했지만 풀리기는커녕 엉덩이 근육까지 뒤틀리기 시작했다.
“으~~~아~~~!!”
재수는 자기도 모르게 신음소릴 냈고 하필 근처에 있던 조교가 신음소릴 들었는지 재수 옆으로 다가왔다.
“77번 훈련병. 다리 쥐 났습니까?”
“아~흐. 네.. 그게...발이 까져...아니, 쥐가... 발이..아니, 엉덩이가...”
기필코 코스를 마치겠노라 이 악물었건만 재수는 통증이 너무 심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횡설수설했다.
“77번 훈련병. 대답 똑바로 안 합니까?”
재수는 찰나적으로 갈등을 했다. 이대로 이실직고하고 앰뷸런스를 탈까, 더 버텨볼까.
“네. 다리에 쥐가 났습니다.”
재수는 오기가 나버렸다. 조교는 재수의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발바닥 전체를 손으로 감싸고 앞꿈치를 뒤로 꺾어 젖혔다.
“으악!!!”
통증이 한꺼번에 몰아쳐 재수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77번 훈련병. 쥐 난 거 가지고 지금 엄살 부립니까? 이래 가지고 맹수 훈련병이라 할 수 있습니까?”
조교는 일부러 더 힘줘 발을 이리저리 꺾어댔다. 제기랄. 재수는 이제 신음마저 참아야 했다.
“으흐흥~~으흥~”
아무리 어금니를 꽉 깨물었어도 목구멍에선 저도 모를 해괴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77번 훈련병. 지금 웁니까?”
“아..하..님..니..다.”
“극기의 정신으로 행군 마칩니다. 알겠습니까?”
“네..아..할..겠..습니다.”
‘무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재수는 조교가 제 발 상태를 알아채지 못해서 안도했지만 또 알아채지 못해서 야속한 자아 분열적 심정이 되었다.
“식사 끝!!!”
다행히 쥐가 풀려 한시름 놓던 차에 멀리서 또 한 번 야속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전체 일어~ 섯!!”
우렁찬 목소리로 조교가 주위에 전파하는 동시에 재수의 발을 바닥에 툭 내던졌다. 그 바람에 재수는 또 한 번 비명을 질러야 했다.
‘개새끼’
재수는 어금니를 물고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일단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한쪽 발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대고 몸을 일으키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쪽 발에 무게가 실리자 일어나려는 순간 비명이 튀어나오며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77번 훈련병. 군화 벗어 봅니다.”
비명소리에 놀라 돌아본 조교는 아까와 다르게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낭패였다.
“괜찮습니다. 돌멩이에 걸려서..”
조교는 이미 뭔가 심상찮음을 감지한 모양이었다.
“군화 벗습니다!!”
조교의 목소리는 한층 단호하고 엄해졌다. 게다가 그의 살벌한 표정을 보아 더 버티는 건 무리였다. 하는 수 없이 군화 끈을 풀고 군화를 조심스럽게 벗었다.
“으~흐흥~~
다시 신음이 새어 나왔다.
“.... 77번 훈련병 지금 발이...”
시뻘겋게 피로 물든 발바닥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조교는 그대로 어디론가 급히 뛰어갔다. 재수는 아, 이대로 끝났구나 싶어 허망하고 허탈했다. 맥이 빠져 그대로 풀썩 주저앉아 앰뷸런스를 바라봤다. 끝내 저걸 타겠구나 싶으니 엉뚱하게 눈물이 찔끔 났다. 잠시 후 조교는 동네 형인 신 조교와 같이 재수에게로 뛰어 왔다. 아마도 신 조교가 선임이었나 보았다. 신 조교는 심각한 얼굴로 재수의 발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말했다.
“이런 미련한 새끼”
신 조교의 목소리엔 한심함과 안타까움이 함께 묻어났다.
“조교님. 저 갈 수 있습니다. 행군 마칠 수 있다구요.”
재수는 간절한 눈으로 신 조교를 바라봤다. 행군이 이렇게 끝나는 건 재수로썬 정말이지 너무 억울했다. 지금 포기하면 다시 한번 행군을 해야 하고 그만큼 퇴소가 늦어질 것이다. 그건 정말로 안 될 말이었다. 그녀가 객기로 전번이나 따내는 별 시답잖은 놈팽이로 인식하기 전에 휴가를 나가야 했다. 재수는 얼른 휴가를 나가 그녀에게 그간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노심초사 안절부절 애를 태웠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77번 훈련병. 진짜 행군을 마칠 수 있겠습니까?”
재수의 간절한 마음을 읽었던 것일까? 신 조교는 의외로 중도포기보다 오히려 재수의 의지를 독려했다. 시장 골목에서 구르며 자란 아이들이 그러하듯 신 조교의 깡다구가 재수에게 전이된 듯 찌릿 느껴졌다.
“네.”
“허. 목소리 그것밖에 안 나옵니까? 그런 정신으로 행군 마칠 수 있겠습니까?
“네!! 할 수 있습니다!!”
재수는 신 조교의 격려에 힘을 얻어 악쓰듯 대답했다.
“자. 따라 합니다. 악으로.”
“악으로!!”
“깡으로”
“깡으로!!”
재수의 기억 한도 내에 살면서 통증으로 울어 본 적은 없었다. 유년시절 약국에서 마취 없이 발뒤꿈치를 여덟 바늘 꿰맬 때도, 손가락이 뒤로 접혀 뼈를 강제로 다시 맞출 때도 비명 한 번 안 질렀다. 그저 이를 악물고 아버지 와이셔츠 단추만 죄다 뜯었을 뿐이었다. 나름 깡이라면 자신 있었는데, 그런 재수는 지금 눈물을 훔치며 걷고 있었다. 남들 다하는 행군을 하면서 울다니. 군화 한 번 잘 못 골랐다가 울면서 걷다니. 울면서도 이 상황이 어이없었다.
그러다 정말 희한일이 벌어졌다. 재수의 바람대로 통증의 극한까지 가면 감각이 아예 없어지는 건지 재수는 걸을 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아프긴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적어도 발바닥 통증이 무뎌짐을 느꼈다. 걸음걸이도 이상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렸지만 발의 통증은 확실히 무뎌졌다. 정말이지 신기했다. 이따금 신 조교가 대열의 뒤로 와 재수를 걱정스럽게 살피곤 했는데, 이젠 대단하다는 듯 어깨를 툭 치고 다시 대열 앞으로 돌아갔다. 글쎄. 자신이 대단한 게 아니라 뭔가 우주의 기운이 도와주는 것 같은데 자신의 의지를 칭찬받는 느낌이라 민망했다.
어스름 새벽, 전날 출발할 때 보았던 읍내가 산 밑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전날과 달리 불 켜진 네온은 없었지만 밤새 한바탕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서울로 입성하는 기분이었다. 출발할 때 그 마을을 보고 했던 다짐이 새삼 떠올랐다.
‘꼭 저곳 서울로 휴가를 가리라.’
교육대 입구에는 입소 날 진눈깨비 날리는 속에 나란히 서있던 살벌한 표정의 조교들 대신 울긋불긋한 복장의 군악대가 도열해 있었다. 그리고 대열이 입구에 도착하자 팡파레가 울려 퍼졌다. 21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이겨낸 탓일까? 입대 후 지겹게 들었고 들을 때마다 참 구리다고 느꼈던 그 팡파레에 왠지 가슴이 벅차올랐다. 원래 리듬이 저렇게 좋았었나 싶을 정도였다. 연병장에 도열해 교육대장의 뻔 한 훈시를 듣고 훈련병들은 각자의 내무반에 짐을 풀었다. 우선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한 후 긴 잠을 자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재수는 식사보다 샤워를 마친 후 잠을 자는 상상을 하자마자 내무반 침상이 제 앞으로 훅하고 일어서더니 순간 앞이 깜깜해졌다. 그리고 앞이 다시 환해지더니 마룻바닥 침상은 침대로 변해 있었다. 눈 깜짝할 순간에 일어난 일인 줄 알았는데, 의무병이 제 앞을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기절을 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또다시 또 불안감이 엄습했다.
‘뭐야. 이곳이 의무대면 혹시 나만 수료가 연기되는 건가?’
재수는 서둘러 군의관을 찾았다. 잠시 후 의무병이 불러준 군의관이 나타나 혀를 차며 말했다.
“깼냐? 이 미련한 놈아.”
“맹수! 저.. 궁금한 게...”
군의관은 재수의 말을 끊고 제 할 말만 이어 갔다,
“난 힘들어서 쓰러진 줄 알았구만 조교가 니 발 보여줘서 깜짝 놀랐다. 대체 무슨 정신으로 여기까지 걸어온 거냐?”
“악으로!! 깡으로!!”
재수는 군의관에게 잘 보이면 퇴원이 빠를 것 같아 엉뚱하게 구호를 내질렀다. 그러나 군인정신을 칭찬을 할 줄 알았던 군의관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지랄하네. 그딴 건 조교 앞에서나 하고, 일단 소독하고 붕대 감아 놨으니 하루 이틀 경과 보자.”
의무대도 교육대 안에 있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멀리 떨어진 곳처럼 느껴졌다. 재수는 다급해졌다.
“군의관님. 질문 있습니다.”
“뭔데?”
“하루 이틀 후 퇴원하면 수료식도 못 하는 걸까요?”
“...까요? 이 새끼가. 여기가 싸제야?”
뭘까? 이 반응은. 자기야 말로 싸제인처럼 굴다가 갑자기 군인으로 돌변하면서 자신더러 군인처럼 굴라는 건가 싸제인처럼 굴라는 건지 헛갈렸다.
“아닙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얌마. 내가 하루 이틀 경과 보자고 했지 누가 퇴원하래?”
아, 그럼 더 있을 수도 있다는 건가? 낭패감이 훅 몰려왔다.
“군의관님. 저 나머지 훈련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발로 행군도 마쳤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퇴원하게 해 주시지 말입니다.”
결기에 찬 재수의 말을 들은 군의관은 희귀 동물 관찰하듯 허리까지 숙이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재수를 살폈다.
“거참 희한한 놈일세. 딴 놈들은 어떻게든 의무대 와서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더 쉬다 갈까 궁리하는데.. 넌 훈련이 그렇게 좋냐?”
“네. 그렇습니다. 저는 하루빨리 이병 계급장을 달고 싶습니다.”
이왕 내친김에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이 들었다. 어차피 얼른 수료식을 마치고 빨리 휴가를 가야 하는 이유가 여자 때문이라는 해명은 누구에게도 비정상적으로 들릴게 뻔했다. 그러자 군의관은 재수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했다.
“얌마. 의무대 며칠 있었다고 수료식 못하면 그놈들 수료시키느라 여기 교육대는 맨날 수료식만 하겠다. 환자가 한 둘인 줄 알아? 걱정 말고 푹 쉬고 있어. 어차피 니들 남은 일주일 동안 총검술 훈련이잖아. 그거 퇴원하고 따로 훈련받아도 돼”
군인이지만 의사라서일까? 군대라는 곳에 와서 누군가에게 배려감 있는 말을 들어보질 못해서인지 재수는 군의관의 단지 객관적 설명마저 따뜻하게 느껴져서 감격까지 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좀 자겠..”
재수는 수료식에 차질이 없다는 말에 안도감과 함께 피로가 급하게 몰려오더니 제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기절하듯 쓰러졌다.
“거 참, 희한한 놈이야. 아주 희한해.”
꿈속에서 누군가 중얼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