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휴가는 죽어서나 가능한가?
아침 일찍 회사 단톡방에 메세지가 쏟아졌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라고 한다. 하여 이틀 동안 쉬게 되었다. 연차에서 깐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심히 거슬렸지만 그래 이렇게라도 연차를 쓸 수 있다니 감사히 여기자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단톡방은 또 울리기 시작했다. 본사에서 또 다른 지침과 일거리들을 던졌다. 결국 연차는 연차대로 까고 집에서 일정 업무들을 다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는 좋겠다? 골치아픈 연차도 쓰게 해주고 일은 일대로 시키고. 맘 편하게 쉴 줄 알았더니 해야할 것들이 내 가슴을 짓누른다. 휴가가 아니잖아. 푹 쉬다가 오라며. 차라리 그냥 출근을 하라고 하지 그랬니? 이게 무슨?
하지만 거역할 수 없다. 시키는 대로 해야한다. 그나마 집에서 잠옷 입고 고춧가루 낀 이빨로 입냄새 풍기면서 일해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려나. 기분이 좆같다. 업무가 떨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이 참 아름다워보였는데 지금 느끼는 건 피로함뿐. 그래도 지지 말아야지. 이 좆같음을 열렬히 경멸하고 남은 순간들은 재밌고 가볍게 보내야지. 해야할 일들은 그 때의 나에게 믿고 맡기자. 일을 경멸한다. 쉬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은 붕괴될 것이다. 글이 산으로 가네. 애인이 왔으니 이제 데이트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