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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두어 Mar 19. 2016

싱가포르의 이국적인 이슬람 밤거리 거닐기

싱가포르 즐기기#1- 아기자기한 편집샵 하지레인과 캄퐁글램 재즈클럽 골목

다양한 아시아 인종이 함께 살고 있는 싱가포르에 우리에겐 낯선 이슬람 문화지구(kampong Glam)가 있다. 한낮의 뜨겁고 습한 기후를 피해 즐긴 '화려한 동네'란 이름의 골목길의 베스트 나이트 씬.



# Bali Lane- Blu Jaz Cafe

아랍지구가 시작하는 골목 발리 레인 Bali Lane. 이 거리에는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라이브 재즈클럽이 하나 자리잡고 있다. 저녁 9시가 되면 북적이기 시작하는 이 재즈클럽은 야외에는 밤공기를 맞으면서 왁자지껄 술한잔 하면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발리레인과 하지레인을 잇는 샛길에도 카우치를 놓고 편안하게 앉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웃고 떠들고 있다. Blu Jaz Cafe 네온사인 밑 건물 3층이 모두 특별한 공간이다. 1층은 매일 밤 공연이 이루어지는 스테이지가 있는 평범한 재즈클럽, 2-3층은 대여를 통해 프라이빗 파티나 댄스, 특별 공연이 진행된다. 이 곳을 찾은 날엔 운 좋게 3층에서 특별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필 충만한 계단을 지나 입장료 15 싱가포르 달러를 내고 들어서니, 공연장이라기 보단 좀 큰 아늑한 거실 느낌이다. 근데 아랍 친구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 젊은이들이 이 큰 아랍 거실 구석구석을 꽉 채웠다. 천장과 바테이블, 창문틀도 모두 아랍풍 문양이 가득해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몇 안되는 테이블과 의자는 이미 사람들이 차지하고 앉았고, 서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부터 철퍼덕 바닥에 주저 앉아서 서로 어깨를 기댄채 공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가방은 거실 맨 뒷편에 대충 던져놨다. 코 앞에서 벌어지는 밴드 공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정적으로 연주를 한다. 공연 중간중간 관중들의 호응도 얻고 객원 싱어도 무대위로 불러 올려 계속된 변주. 두세시간이 훌쩍 지나가는데, 공연장에 앉은 관객들이 모두 친한 친구가 된 듯 하다. 아무도 자리를 뜰 생각을 안 한다. 관중석에서 보컬에게 응원도 보내고 호응도 보내면 리드보컬이 화답을 하고 주거니받거니....대학생 기숙사에서 기타 잘 치는 친구들이 모여서 밴드공연하는 데, 대충 자리잡고 옹기종기 모여서 듣는 듯한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다.


# Haji Lane- 디자인 편집샵

발리레인을 다 내려오면 바로 옆 길 하지레인을 걸어야 한다. 골목 초입 벽면을 따라 죽 늘어진 알록다록한 조명을 따라 하지레인에 입성하면,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아기자기한 편집샵들이 죽 늘어서 있다. 싱가포르의 날씬하고 작은 체구 여성들이 좋아하는 슬림핏 원피스부터 콜롬비아에서 공수한 총천연색의 과감한 비치웨어샵. 어릴적 추억을 새록새록 생각나게 하는 장난감부터 남성들을 위한 패션 악세사리...저녁식사 하고 밤늦게 까지 옛스런 컬러풀한 건물들 1-2층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200미터 하지레인 거리가 만리나 되는 듯 느껴진다. 하룻밤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은 인스타 사진찍기용 쇼핑거리.  


# Haji Lane- Going Om

자고로 쇼핑은 많은 집중력과 에너지가 소비되는 법. 이 짧은 하지레인 거리에서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제 푹 휴식을 취해야 할 타이밍이다. 그럴때면 바로 하지레인의 오아시스 같은 작은 카페 'Going Om'으로 가면된다. 이곳 주인은 히말라야에서 영감을 받아 코스모폴리탄 도시인 싱가포르 한 복판에 사랑과 평온이 가득한 모두의 집 (Public Home)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초록 화초로 뒤덮인 외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한쪽 편에는 명상과 관련된 작은 책장과 벽면 가득 행복한 표정의 고객 사진들이 붙은 붉은 색 벽면이 보인다. 4팀밖에 들어설 수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누구도 서두르는 법이 없다. 망고라시 한잔, 레모네이드 한잔씩 마시면서 소근소근 편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때 책장앞에 있는 카드게임 "Ask and it will happen"을 한번 해보자. 염원을 담아서 카드 박스에서 카드를 무작위로 한 장 뽑으면 구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음~답이 아니라도 조언은 얻을 수 있다. 음료 한잔하면서 카드 놀이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곳, 출출하면 간단한 저녁도 할 수 있는 보물 같은 장소다.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도 열리고 때로는 바자회도 연다. 수익금의 일부는 히말라야에 기부된다.


# Arab Street- Lighting Shop

술탄 모스크가 있는 거리까지 죽 이어진 골목에는 양탄자부터 이슬람 의상 부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샵들이 즐비하다. 밤에 특히 눈길을 잡아끄는 건 조명삽들이다. 깜깜한 밤거리에 간간히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는 상점들이 있는데, 대개는 작은 스탠드부터 높은 천고의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길이에 여러개 조명을 이어서 부드러운 불빛을 퍼트린다. 길가다보면 조명의 아름다움에 혹해서 상점으로 들어가는 관광객들을 흔하게 본다. 다만 전기를 아끼기 위해서 상점 입구측에만 조명에 불을 밝히고 그 안쪽 샵 조명들은 대부분 꺼져 있어 관광객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 상점의 모든 조명에 불이 들어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슬람문화의 화려함은 아랍 거리의 조명샵들과 거리 끝에 자리잡은 술탄 모스크의 황금빛 자태가 만났을 때 눈이 부시다.


# Jalan Sultan- Sing Jazz Club

작은 샵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걸어다니가 좋은 발리레인, 하지레인, 아랍스트리트를 지나 대로변인 잘란술탄에 오면 The Sultan Hotel을 볼 수 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호텔로 개조해서 운영중이다. 캄퐁 글램지구에서 모던하고 깔끔한 호텔을 찾는다면, 밤늦은 시간에 숙소로 가기 위해 택시 잡을 걱정을 하기 싫다면...술탄호텔이 좋다. 이곳 2층엔 조용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재즈클럽과 쿵쾅거리는 비트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라이브클럽이 있다. 특히  Sing Jazz Club 은 매일 밤 수준 높은 재즈밴드 공연이 진행되는 데, 호텔 투숙객은 입장료가 무료다. 그렇지 않으면 30 싱가포르 달러를 내고 입장할 수 있다.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서 노련한 공연을 선보이는 재즈밴드는 매일 이른 오후부터 이곳 공연장에서 리허설을 한다. 운 좋으면 커튼 너머로 리허설 공연을 들을 수도 있다. 공연은 저녁 9:30 시작인데, 자리가 많지 않아 미리 예약을 하거나 10시 전에 도착하는 편이 좋다. 하루종일 아랍지구를 돌아다니느라 피곤하지만 아직 숙소로 돌아가 잠이 들고 싶지 않다면, 편안한 쇼파에 몸을 푹 기대고 앉아 와인 한잔 하면서 재즈밴드의 음악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좋다.



Blu Jaz Cafe: 11 Bali Lane, Historic Kampong Glam. Tel: +(65) 9199 0610

Going Om:  63 Haji Lane. Tel: 63963592 (office).  www.facebook.com/groups/goingom

Sing Jazz Club @ The Sultan Hotel, 101 Jalan Sultan #01-01 . Tel: +(65) 6723-7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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