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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두어 Jul 25. 2016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즐기기

일 년에 한 번. 영화인들의 뜨거운 열정의 바다에서 같이 헤엄치기

처음으로 찾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오랜만에 젊은 영화인들의 열정과 실험정신을 느꼈던 하루였다. 인상 깊었던 영화제에 대한 스케치.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홈페이지

#1- [송곳니]

바닷가에 떠내려온 관에서 등장한 흡혈귀. 배고픔에 사냥을 떠나는 데 이런... 송곳니가 썩어서 피를 빨 수 없다는 상상력이 재기 발랄하다. 시종일관 유쾌하면서 독특함을 잃지 않고 극을 끌어가는 데는 주인공 조은지 배우와 작품의 기분 좋은 궁합이 작용. 영화 보고 나서 귓가에 모기소리가 앵앵거린다.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홈페이지

#2- [도르래]

로맨틱 스릴러. 글이 안 풀려 괴로움에 쌓인 유명 스릴러 작가는 급기야 직접 살인을 저지르려는데... 펄펄 끓는 용광로 위 도르래에 걸려 목숨이 간당간당해도 하트가 뿅뿅 오가는 연인. 위기의 순간마다 긴장도 잠시. 상황에 맞지 않은 뜬금 로맨틱 무드로 희한하게 힘이 풀려버린다. 창작의 고통만큼이나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공중에 매달려 위험천만한 장면을 찍은 배우는 멀쩡한데 감독이 도르래 씬 촬영 현장에서 발을 헛디뎌 얼굴을 크게 다쳤음에도 부상투혼을 발휘해 마무리한 영화.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홈페이지

#3-[All Star]

여대 연영과 졸업작품 리허설 현장. 영화[아가씨]가 관점을 달리 한 Act I, II, III 가 있었듯 이 영화에서는 한 명의 등장인물이 들고 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Act I, II, III의 구성이 흥미롭다. 실제 연기지망생의 졸업작품을 준비할 때 배우들, 연출과 연기자들의 기싸움이 있다던데 연출가가 그걸 리얼하게 잘 살렸다. 감독이 여러 번 찍을 때마다 현장에서 애드리브가 계속 나왔다던데... 인정 욕구가 강한 연기자들의 실제 속마음이 많이 묻어나 연기와 실제를 오가는 감정선을 읽는 게 재미나다.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홈페이지

#4-[Autohead]

시골마을에서 올라와 인도 뭄바이에서 오토릭샤를 운전하는 주인공을 쫓아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생기는 사건들이다. 인도의 계급제도, 가족관계, 사회문제 등 어두운 면이 주인공의 삶에 깊숙이 흉터를 남겨 비틀어져버렸다. 탈출구도 없이 그저 무시당하는 삶에 대한 주인공의 반격이 폭력적이다. 해외에서 유학한 감독이 인도로 돌아가 소셜펀딩을 통해 만든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작품으로 감독이 생각하는 인도의 저변에 깔린 불안함과 부조리함이 주인공과 함께 격하게 출렁이다 발화된다.

#5-[심야택시], [이스케이프], [귀신고래]

스크린 X를 활용해 촬영한 작품이라 영화관 삼면을 사용하다 보니, 입체감과 몰입감이 다르다. 심야택시를 운전하는 연쇄살인마가 차량 보닛에 매달려 전속력으로 도심을 누비는 장면이 실감 나게 표현되어 다이내믹하다. 강원도 폐광산에서 촬영한 가상현실 게임의 총격신 장면은 스크린 삼면 어디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의 긴장감이 잘 표현됐다. 바다 고래가 달밤에 열린 창문 밖에서 유영한다. 창문을 가득 채운 고래의 커다란 눈동자. 고래가 움직이면서 거대한 몸통의 일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고래의 머리가 왼쪽으로는 갈라진 고래의 긴 꼬리의 스쳐 지나간다.


#6-영화제 200% 즐기는 팁


1) 생각보다 서울에서 멀지 않다.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에 내리면 대부분의 영화가 상영하는 CGV 부천점으로 바로 연결된다. 단, 서울행 막차 시간표는 미리 확인해두면 좋다.

2) 예약표를 구하지 못했다고 포기하지 말자. 일정 분량은 항상 현장 판매분으로 남겨둔다.  

3) 꼭 보고 싶은 영화티겟이 완판이 되었다고 실망하지 말자. 표가 남은 영화 티켓을 무작정 사서 보자. 예상치 못하게 재능 넘치는 감독이 만든 보석 같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4) 영화제에서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많이 준비했다. 단편영화들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 열린 결말들이 많은데, 감독 배우들과의 대화로 영화에 대한 궁금한 점을 나눌 수 있어 즐겁다.   

5) 영화 외에도 부천 시내 상영장 곳곳에서 음악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명칭 :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성격 :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영화제

주제 : 사랑, 환상, 모험

규모 : 49개국 320편 (장편 201편, 단편 119편) ·월드 프리미어 52편 /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5편 / 아시아 프리미어 72편 / 코리안 프리미어 88편

개최일정 : 2016년 7월 21일(목) ~ 7월 31일(일) 11일간 ·개막식 : 7월 21일(목) 오후 8시 ·폐막식 : 7월 29일(금) 오후 8시 ·BIFAN Rush(관객을 위한 앙코르 상영) : 7월 30일(토) ~ 7월 31일(일)

주요상영관 및 행사장 ·개·폐막식장: 부천시청 잔디광장 ·주요상영관 : 부천시청, 부천시청 판타스틱큐브, 한국만화박물관, CGV 부천, CGV 부천역, 솔안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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