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희/ InOtherWords
생성형 AI의 사용법을 넘어, 조직의 ‘의미’와 ‘신뢰’를 설계하는 커뮤니케이션 시리즈입니다. AI가 바꾼 것은 ‘정답의 속도’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대화 방식입니다. 이 연재는 프롬프트 요령이 아니라 변화의 순간에 필요한 언어와 관계의 규칙을 다룹니다. ‘AI 대전환기의 휴먼 커뮤니케이션’을 탐구하는 InOtherWord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강종희·홍종희(전 외국계 기업 커뮤니케이션 임원)가 공동 집필합니다.
AI는 스크린을 권력의 중심으로 밀어 올렸다. 실시간으로 빛나는 대시보드의 숫자들은 리더에게 마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준다. 하지만 리더가 정답을 가리키는 화면에 집중할수록, 정작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역설에 직면한다. AI 시대 리더십의 위기는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통찰의 부재'에서 온다.
최근 글로벌 리더십 컨설팅 회사 DDI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선 관리자들은 AI의 영향에 대해 고위 리더보다 3배 더 우려를 표하며, 조직 내 신뢰 부족과 변화 관리의 어려움이 AI 도입의 핵심 장벽이 되고 있다. 이는 리더십의 위기가 기술 활용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변화를 설득하고 신뢰를 얻어내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부재에서 비롯됨을 명확히 보여준다.
고위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낮을 때, AI 활용에 대한 자신감과 전략적 목표 실행력이 떨어지며 실제 현장에서는 저항이 두드러진다. AI 시대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기술 자체보다, 조직 전반에 걸친 신뢰와 인간 중심의 리더십, 투명하고 공감적인 변화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되고 있다. 이는 AI라는 새로운 언어를 조직의 심장부인 ‘관계’와 ‘신뢰’의 언어로 번역해 줄 리더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의미다.
AI라는 거울은 리더를 두 부류로 나눈다. AI가 제시하는 데이터를 맹신하며 의사결정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데이터 의존적 관리자’와, 반대로 AI를 불신하고 과거의 직관과 경험만을 고집하는 ‘아날로그 리더’다.
이 균열은 조직 전체를 마비시킨다. 한쪽에서는 인간적인 맥락이 무시된 채 효율성만이 강요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놓친 채 과거의 성공 방식에만 매달린다. 결국 AI가 똑똑해질수록 조직은 분열되고, 리더는 ‘관리’라는 이름의 섬에 갇히게 된다. 이는 리더가 ‘정답’을 알려주는 역할에만 매몰되어, 조직의 나아갈 ‘방향’과 ‘의미’를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소통의 책무를 방기했기 때문이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AI 시대는 리더에게 ‘관리(Management)’와 ‘리더십(Leadership)’을 의도적으로 분리하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그 리더십의 핵심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리더는 그 덕분에 확보한 시간과 에너지를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 즉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에 쏟아야 한다. 그것은 데이터를 넘어 ‘왜?’라는 질문을 던져 조직의 비전을 설득력 있는 언어로 제시하는 일이며, 변화의 불안에 떠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다독여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드는 공감의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28년간 수많은 CEO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코칭하며 내린 결론은, 위대한 리더는 위대한 전략가가 아니라 위대한 ‘의미 전달자(Chief Meaning Officer)’라는 것입니다.
리더는 그 덕분에 확보한 시간과 에너지를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 즉 ‘리더십’에 쏟아야 한다. 그것은 데이터를 넘어 ‘왜?’라는 질문을 던져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며, 변화의 불안에 떠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다독여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드는 일이다. AI가 효율적인 답을 찾는 엔진이라면, 리더는 그 답에 의미와 감동을 불어넣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심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인간의 능력은 공감”이라고 단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는 리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를 더욱 리더답게 만드는 강력한 파트너다. 리더는 AI를 활용해 더 전략적인 통찰을 얻는 동시에, 공감과 코칭, 비전 제시와 같은 인간 고유의 역량을 통해 조직원들과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AI가 가져온 변화의 파도 앞에서 당신은 어떤 리더로 남을 것인가? 정답을 관리하는 ‘과거의 관리자’인가, 아니면 의미를 설계하는 ‘미래의 리더’인가?
다음 기고에서는 급격한 AI 전환기 속에서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며 민첩하게 대응하는 '안정적 민첩성 (Stagility)'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어 보겠다.
“프롬프트를 넘어, 의미와 신뢰로 연결되는 AI 커뮤니케이션”
- InOtherWords I AI 대전환기의 휴먼 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