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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수 Nov 29. 2024

단언적 표현은 어렵다

주관편

나에게 있어 확실하게 단언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위 문장도 그렇다. 단언적 표현이지만 '나에게 있어'라는 말을 붙임으로써 쓸 수 있는 단언적 표현이다. 주체가 나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인 것 같다.'와 같은 표현을 자주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면 단 하나의 문장으로 단언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는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라는 문장은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어릴 때 부모에게 학대를 받거나 전혀 보호나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말이 되지 않는 문장이다. 차라리 '부모는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줘야 한다.'라는 문장이 낫다. 물론 이것도 어떤 부모에게 있어서는 '왜 내가 그래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문장이다. 그래도 뭔가 계몽한다는 의도에서는 그나마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편하다. 애매한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경우에 대한 커버가 가능한 문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는 경우에도 단언적 표현은 자주 등장한다. 어쩌면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해야 독자가 더 전문적으로 느끼고 신뢰를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작품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결국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좋은 말이고 우리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결론이지만 단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단언적인 표현이 좋은 경우가 있다. 앞서 말했듯 전문적으로 느껴져 신뢰가 생긴다. 평소에 자신이 생각하던 바와 같다면 공감이 크게 될 것이다. 거부감이 들기는커녕 오히려 그 글이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글이더라도 단언적 표현은 도움이 된다. 그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졌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지만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이렇게 생각해.'라고 사고하는 과정 우리가 글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사색의 큰 기쁨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의 비판이 두려워 방어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적인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하는 편이다.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은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단언적 표현을 한다고 해도 읽는 사람이 적절하게 수용할 것이다. 그러한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는 좀 더 자신 있게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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