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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수 Jan 05. 2017

넌 꿈이 뭐니?

우리는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꿈에 대한 강요(?)를 받는다. 바로 돌잡이다.


그 후로도 어릴 적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넌 꿈이 뭐니?'


그때는 수많은 꿈들을 가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수록 꿈은 좀 더 구체적으로 변하고 동시에 범위가 좁아지며 작아진다. 아니, 꿈이 없어진다. 보통은 그렇다.


대부분이 보통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연유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보통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꿈이니 성공이니 말해봤자 가슴에 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히 그 와중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결코 막연한 확신이 아니다. 나름대로 깨달은 확신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나 강연 등에서도 이런 말을 종종 들었다.


'여기서 단 한 명이라도 오늘 내 이야기를 통해서 변화하는 사람이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럴 때마다 그게 바로 저라고 마음속으로 작은 다짐과 응원을 보냈다.)


저 말이 확신의 근거는 아니다. 다만 그러한 강연이나 신문 등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 중에는 공통적으로 책을 많이 읽으라는 조언이 자주 등장했다. 심지어 그렇게 읽게 된 책 내용 중에도 같은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아무튼 대학생이 되고 나서 일단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은 분야가 자기 계발서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독자마다 느끼는 점은 다르다. 특히 자기 계발서의 경우에는 저자들이 보통 소위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에게 반응이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하나는 성공했기 때문에 저렇게 말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


전자의 경우라면 경제/경영 관련 책에서 읽은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를 욕하지 말라. 부자라는 것이 자신이 그렇게 증오하고 미워하는 존재라면 본인이 그렇게 될 일이 없을 것이다.'


또 어떤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길,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하라.'라고 했다. 본인이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는 것도 좋고 이미 성공한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그대로 행동해보는 것도 좋다. 예컨대 안철수 박사가 V3를 개발할 당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3시간 정도 프로그래밍을 했다고 한다. 따라 할 자신이 있는지 혹은 그렇게 해봤는지 되묻고 싶다.


SBS 힐링캠프 안철수 편

 

사실 자기 계발서를 끝까지 읽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후자의 경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책의 내용이 아주 어려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그런데 진부하고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아무나 쉽게 실천하지 못한다. 왜냐면 아무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가 성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새벽 3시에 기상해서 어떤 일에 몰두해보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이다.)


'하루 10분'이라는 책에서는 하루 10분만 어떤 일에 투자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굉장히 쉬워 보인다. 아무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평소에 하지 않던 것을 하루도 빠짐없이 10분간 투자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걸 성공하면 습관이 되고 10분이 아니라 20분, 30분으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들이 모이면 꽤나 훌륭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매일 실천하는 것의 힘과 또 그것이 쉽지 않다는 걸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단언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학창 시절에 2년간 일주일 중 6일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령 150개, 팔 굽혀 펴기 150개, 크런치와 레그 레이즈 200개 그리고 2km 달리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고 너무 적은 수치라고 생각하여 누가 하루에 몇 개씩 하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망설였었다. 또한 이 경험을 베이스로 9주간 식사량을 1/3 정도로 줄이고 저녁은 토마토 한 두 개만 먹으며 운동하면서 몸매를 가꿔보기도 하였다. 그런데 회사생활을 하면서 100개는커녕 10개도 하지 않는 날이 더 많다. (요즘은 예전의 나에게 존경을 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2병에 걸린 것 마냥 무엇이든 간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다만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나는 이 마음가짐이 터무니없어 보여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고 있더라도 무언가를 해야지,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과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믿는다. 당장은 목표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머릿속 한편에 담아두면 언젠가는 실천하게 될 여지가 있다.


어느 책에서 목표를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적어 놓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읽었다. 그래서 버킷 리스트를 지갑에 넣어 다녔는데 그중 하나가 '2년 내에 일본 여행하기'였다. 실제로 2년 내로 가지는 못했지만 3년이 되기 전에 가게 되었다. 막연하게나마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여유가 생겼을 때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일화로 군 복무 중에는 관물함에 실리콘밸리 지도를 붙여놓고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가 되겠다고 적어놓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조금씩 네트워크 관련 공부를 하게 되었고 관련 자격증도 취득해서 전역을 하였다. 신기하게도 전역 후 학부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보안업체의 네트워크 관련 인턴 채용 공고를 접했다. 준비 아닌 준비를 해둔 덕에 인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생각만 하고 있다가는 생각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생각을 하고 있다 보면 실천할 여지가 크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실천이라는 것 또한 대단한 것이 아니다. 다만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작은 실천이라도 하지 않는 것에서 큰 차이가 벌어진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터무니없는 꿈은 어떻게 보면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꿈을 작게 꾸라는 의미는 아니다. 가령 '나는 전 세계 1000만 다운로드 앱을 개발하고 말 거야!'라고 생각했을 때 누군가가 보기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본인이 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고 어떠한 계획이 있다면 그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 대신 '나는 1000억짜리 복권에 당첨될 거야!'라는 생각은 다소 허황된 소리이며 꿈이 아니라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꿈이라 말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결국 성공한 사람들이 되는 것 같다. 터무니없다고 단정 짓고 실행조차 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없다. 영원히 보통 사람이다.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야 성공한다는 말이 바로 이런 맥락인 것 같다. 


(보통 사람이 부정적으로 표현되는 것 같은데 보통이 된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꿈일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성공이라 명확히 할 수 없다. 다만 최소한 '성공한 사람'이라고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며 뛰어들지 않기 때문에 경쟁자가 적어 성공하기 쉬울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어려울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다. 그 이유는 성공이란 혼자 하기엔 거대하여 같은 꿈을 꾸는 동반자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동반자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까지 읽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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