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싸운 적 있나요

소통이 안 되면 담소라도

by 송광용

SNS를 흔히 '소통의 도구'라고 한다. 소통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함'이다. 다들 통하고 있나요? 난 SNS에서 소통 못지않게 불통의 장면도 많이 목격했다. 댓글로 싸움을 벌인 적도 있다. 그땐 내 나름의 정의와 명분을 갖고 싸웠지만, 지나고 보면 그렇게까지 할 일이었나 싶기도 하다. 불통을 보거나 겪을 때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래서인지 우스갯소리로 SNS가 'stress & stress'의 약자라는 말도 있다.

어쩌면, 소통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누군가를 볼 때, "음, 저렇게 생각할 수 있지.", "뭐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느슨하고 덜 엄밀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생활 속에서 우린 이웃들과 대문 앞에서, 상점에서 만나 얘길 나누기도 한다. 그럴 때 상대방의 정치적 성향을 따져 묻고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걸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걸리는 말들은 흘러가게 놔두고, 공감할 수 있는 얘기엔 미소를 지어 보일 것이다. SNS에서도 그런 태도가 어느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


SNS 공간에서 만난 이들과 친근한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그런 비대면 관계에선, 글이나 사진이라는 이미지를 아바타 삼아 서로를 추앙(ㅎ)하거나 존중하기도 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이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낳은 새로운 우정의 방식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열심히 SNS를 하다 보면 신상 우정도 늘고, 신상 진상도 생기지만 둘 다 과몰입은 삼가야 한다. 과몰입의 끝엔, 잡을 수 없는 환상이나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NS 공간에서 누군가와는 소통을 목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담소는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의 도구라고 말하면 거창하고 과한 기대가 내포된 듯 하지만, 담소의 도구라고 하면 덜 부담스럽다. 난 소통하고 싶지만, 그게 안되면 담소라도 나누는 이웃이 되고 싶다. (물론, 담소 나누는 것도 부담스러운 이웃이 존재하긴 한다...)

잘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담소하자. 얼굴 맞대고 있을 때 발휘하는 그 유연성을 이곳에서도 발휘하자. 그러면 어떤 문제에서 생각이 달라도, 함께 웃고 차도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이웃이란 게 뭐 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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