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문철 변호사가 진행하는 TV프로그램에, 도로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방망이를 차에서 꺼내 들고 상대방 차에 달려드는 사람을 보았다. 분노 조절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다 그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
누군가가 부당한 일을 당해서 짜증이 불 같이 타오르는 게 자연스러울 상황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면, 난 그에게서 설명 못할 어떤 '힘'을 느낄 것이다. 강한 사람이란 이런 사람이다. 방망이에 분노를 싣는 대신, 미소로 분노를 산화시킬 수 있는 사람. 척박한 환경에서 부드러운, 연약해 보이는 꽃을 피워낼 수 있는 사람.
제목을 잊어버린 영화에서 한 등장인물이 야구에 대해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강 이런 얘기였다.
"야구에선 10번 중 3번만 공을 쳐도 훌륭한 선수가 되지. 4번을 친다면, 별이 된단다."
단 한 번의 실패에도 탈락하는 스포츠가 있는데 야구는 모든 공을 다 칠 수 없고, 1점도 주지 않을 순 없음을 전제한다. 10번 중 3번 치는 것과 4번 치는 것 사이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타고난 재능, 피나는 노력을 다 갈아 넣어야 겨우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분노를 튕겨낼 줄 아는 여유 역시, 1할을 높이는 일엔 그런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일에 의연하고, 초연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순 없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어떨 때는 그 여유가 더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할을 높이기 위해 훈련하는 야구 선수 같은 자세를 가져야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거라고, 스스로를 경계하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