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식 투자와 소비의 상관관계>
어떤 주식을 샀다가 백만 원 손실을 보면, "아, 그걸로 사고 싶었던 노트북이나 살걸." 한다. 며칠이 지나서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사고 싶었던 노트북이 보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주식 사서 백만 원 손실 보느니, 지금 노트북 사서 쓰는 게 남는 게 아닐까. 과감하게 결재! 노트북이 도착하면 기쁨에 차서 이렇게 외친다. "주식 투자했으면 날렸을지도 모르는 백만 원으로 노트북을 샀으니 정말 현명했어!"
문득 주식 창을 열어봤는데, 어제보다 5만 원 수익이 났다면- 그날 마트에 간 아내가,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을까, 한우를 구워 먹어볼까." 하면 아까 봤던 5만 원 수익이 떠오르면서 왠지 마음이 풍요로워져서, "먹고 싶은 거 아무 거나 골라." 하게 된다.
반대로 어제보다 5만 원 손실이 났다면- 그날 마트에 가서 아이가 몇 만 원짜리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를 때, 아까 본 5만 원 손실이 떠오르면서, "에이 주식으로 하루 만에 몇 만 원씩 날리면서 애 장난감 하나 못 사주랴." 하는 마음에 선뜻 카드를 내밀게 된다.
주식 투자는 소비 심리를 활성화시킨다. 손실이든 수익이든 상관없이. 아내에겐 너그러운 남편, 자식에겐 통 큰 아빠가 되기 쉽다... 이 결론에 다섯 명 정도는 동의할 거라...
2
<중년의 몸은 주식의 하락장처럼>
매주 축구를 한다. 우리 팀은 40대가 주축인데, 오늘은 모이는 인원이 모자라서 부득이 20대 친구들을 초청해서 경기를 했다. 경기를 끝내고 헐떡이며 앉아있는 우리 팀원들을 보니,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얼굴은 없었다. 2시간을 뛰었다는 만족감, 팀의 일부로서 무사히 경기를 끝냈다는 안도감이 보였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고 '좋은 일부'가 되는 것에도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면, 나이를 잘 먹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난 절대 메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린 마음?)
아직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 중년의 몸은 주식의 하락장과 같다. 현상유지의 기쁨~ 현상유지 할 수 있다면, 오늘도 내가 우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