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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주 May 01. 2020

갑질 엄마 을질 교사

말로만 듣던 실제 맘충이를 만났다.

클레임이 걸렸다.

알고 있었는데, 내 브런치 글도그렇겠지만

너무 자기 편향적으로 클레임을 걸었다.

억울했지만, 화가 났으니 그럴 수 있지.

교사 변경되서 다행이다 싶었다.


뜬끔없이 학부모의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었다.

이제 끝인 사이에 무슨 연락처지?

사과 전화를 받고 싶다고 했단다.

내 자질 논란과 이 교사한테

얼마나 이런 클레임이 걸렸는지 묻기도 했단다.

난 클레임 0인 교사인데.

잘 가르치지는 않지만,

아이들하고 친하게 지내는 나름 중간치기 교사다.

당신 때문에 클레임 1이 된 현실에

내 클레임 전적을 묻다니.


클레임이 걸리면 급여하고

여러 가지 영향을 받는다.

그것도 감수했는데, 무슨 사과 전화를.

이미 교사도 변경되서 내 교사 페이지에 학생에 대한 어떤 정보도 남지 않은 마당에.


본사 담당 : 사과 전화 하시죠.

나 : 죄송한데요, 못합니다.

본사 담당 : 그럼 저 보러 하라는 겁니까?

나 : 만약에 사과 전화를 한다치면 전 이 일 못합니다. 그래서 전화 안합니다.



이전 글에 '대판 싸운 썰'이라고 했다.

누구 하나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았던 말다툼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일방적으로 그 여자가 쏟아내는 따따딱 소리를 들었고,

내가 실수했던 부분이 있어 감안한다 치자.

그 뒤로는 서로 목소리 톤 높여서 할말 했으니 소위 '퉁'친 셈인데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자기 편향적으로 클레임을 걸고 사과 전화까지

요청할 수 있을까?


머리 속에 떠오르던 딱 하나 단어.


맘충이


같은 여자로서 육아를 하는 여자의 고단함을 친구와 지인들을 통해 잘 알고 있음에

이 단어는 우리 사이에 언급  단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가서 우리 돈 주고 먹음에도 식당 주인, 종업원 하물며 손님 눈치를 보며

밥을 먹고 테이블도 물티슈로 박박 닦고 오는 지인들을 보고 안쓰러웠다.

그래서 생각 없이 맘충이라는 표현을 쓰는 인간들을 싫어했는데.


내가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갑질을 하는 부모를 만나니

나도 그 단어를 곱씹고 있었다.


본사 담당은 이 일을 오래 한 선배로서 조언을 해줬다.

이 여자보다 더 또라이 같은 여자들 많아요!

멘탈을 강하게 하던지.

이 일을 그만 두는게 낫다고 했다.


참고로 난 내 본사 담당을 좋아한다.

다른 담당이었으면 상당히 강압적으로 했을 일 처리를 내 담당은 그나마 다독이면서 해줬으니.

그리고 조언이 진짜 와 닿았다.

본사 담당이 나처럼 교사 출신이라 쌍욕 들은 이야기까지 했을 때 난 이 일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학교수,학교 교사도 우습게들 하는 요즘.

학습지 교사 따위야..뭐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100명의 학부모 상담을 마친 요즘.

이런 여자는 딱 한명이라

그나마 난 운이 좋았다 싶다.

내 기운을 다 빨아 먹었던 학생들이

떨어져 나간 지금!

내 학생들도 좋고, 아이들 만나는 시간도 즐거워졌다.

그래서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본사를 통해 클레임이 접수 된 거라 결과를 봐야한단다.

알았다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권고사직이겠지만,

첫 클레임에 그나마 학부모 평가가 좋으니 넘 가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본사 담당이 '이번에 배운게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네'라는 짧은 대답에 내 복잡한 감정을 실어서 표현하고 대화는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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