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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주 Dec 23. 2021

하루 만에 날아간 태국 비자

내 돈 주고 여행 가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눈을 의심했다.

태국 정부에서 22일부터 타일랜드 패스를

중단하기로 21일에 발표했다.

난 그 글을 21일 저녁 7시에 확인했다.



제주도에서 머물 마땅한 집을 찾지 못했고,

찬바람에 감기가 낫지 않아

따뜻한 나라로 가자 결심했다.

내가 제주도에 있을 때

태국 도착 격리가 완전 사라져서,

서류가 복잡하지만

준비만 잘하면 공항에서 테스트를 받고

바로 자유 이동이 가능했다.

일명 'Test & Go'.

그때 여권이 6개월 남았다는 문자를 받았고,

육지에 와서 여권을 서둘러 신청했다.

12월 21일에 전자여권이 발급 시작되지만,

난 급했다.

어쩔 수 없이 17일에 기존 여권으로 신청을 했고,

전광판에는 22일 오후 3시에 수령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방콕행 왕복 티켓을 구입하고,

보험을 알아보다 단기로 있을지, 장기로 있을지

결정을 못해 조금 더 고민하다 여권이 나오는

22일에 보험도 하자고 조금 여유를 부렸다.

그랬더니 여권이 나오기로 했던

22일 그 전날 밤에 태국의 날벼락같은 발표에

말이 안 나왔다. 어떻게 딱 하루 두고 이런 일이..

태국 커뮤니티 카페에도 나하고

비슷한 패닉에 빠지 사람들의 글을 볼 수 있었다.


나보다 더 화가 난 사람들은 타일랜드 패스를

받았어도 1월 10일 이후 출발은 안된다는.

생각보다 1월 말에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댓글이 시끄러웠다.

그러다 어제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타일랜드 패스를 받은 사람은 입국 시기

상관없이 들어올 수 있지만

PCR 검사를 2번 해야 된다.

푸켓 샌드박스는 가능하지만

직항이 없어 싱가포르를 경유해야 한다.

호텔에서 7일을 격리해야 하지만

자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많이들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푸켓 샌드박스를 알아보다,




잠깐!!
내가 그렇게 태국 가고 싶나?


라는 생각을 했다.

치앙마이에 자주 가서

우리나라 지방 도시보다 더 잘 알고 있어

호기심보다는 생활비가 저렴하면서

따뜻한 곳에서 머물고 싶었던 게 큰 이유인데.

갈 이유보다 가기 힘든 이유가 많아진

지금 조금 회의스러웠다.


내년 1월부터 국경이 열리는

라오스, 베트남이 눈에 들어왔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라여서 가고 싶지 않았다.


라오스는 은행에서 환전 사기를 당하고,

같이 여행했던 외국 친구가 나를 들러리 인양

자기 마음대로 여행 일정을 짜서 나중에는

큰소리로 싸우지 않았지만

신경전을 벌인 끝에 따로 다녔다.

베트남은 1년 근무했었는데,

베트남 직원들이 의뭉스럽게

거짓말을 해서 호되게 당했었다.


그래서 한국어 교원 실습할 때 베트남에

한국어 강사 자리가 그나마 있다고 했지만,

베트남 사람들하고 뭔가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패스.

동남아시아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국가가 갈린다.

여러 이유가 있다. 음식, 사람, 기후, 물가 등.

그 나라를 머물렀을 때 겪었던 경험에서

호불호가 생긴다.

태국은 영어도 잘 통하고,

사람들이 속은 어떻든 간에

잘 웃고 친절해서 좋았다.

음식도 맛있고, 어깨가 자주 뭉치는 나한테

꼭 필요한 타이 마사지까지.


무 격리를 보고 반가웠는데

단 하루 만에 바뀐 정책에

망연자실하다 예약한 비행기 티켓 위약금 물고

구여권으로 발급된 새(?) 여권을

찾으러 시청에도 가야 하는 현실로 돌아왔다.


다음에 가자.


이번에 갔으면 뭔가 나쁜 일이 있었을 거야.

그래서 신(God)이 나를 보호하신걸 거야.


이렇게 쓰담 쓰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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