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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uper Dec 26. 2020

달빛 소원 무지개

유리조각의 꿈

어느 아름다운 바닷가에 예쁘게 빛나는 조약돌들이 있었어요. 그 옆에는 깨진 유리병 조각들도 함께 빛나고 있었지요.


조약돌들은 바닷가에 마치 전시된 귀한 보물들처럼 한껏 뽐을 내고 있었고, 그들을 지켜본 유리 조각은 부러워할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기 유리조각은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 저도 저 조약돌들처럼 밝게 빛나고 싶어요."


아기 유리조각 엄마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저 달빛에 간절히 소원을 말해봐. 그러면 저 달빛이 네 소원을 이루어줄 거야!


"정말이에요?"


"그럼, 정말이고 말고,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조금은 힘든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단다. 잘 참고 견딜 수 있겠니?"


"네! 그럼요! 밝게 빛날 수만 있다면 그 정도는 문제없어요!


"엄마도, 옆에서 응원할게. 너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 달빛이 무지개로 변신해서 너를 밝게 비춰줄 거야! 꼭 기억하렴."


엄마의 말을 들은 아기 유리조각은 어떤 힘든 일일지 두렵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궁금했어요.


초승달이 보름달로 되어가던 중, 먹구름이 달을 몇 날 며칠 가리는 밤이 계속되었어요. 그런 밤을 아기 유리조각이 마주할 때면 어김없이 세차게 부는 바람과 함께 파도들은 아기 유리조각을 마구 할퀴고 도망갔어요.



처음 파도가 아기 유리조각을 할퀴었을 때, 아기 유리조각은 엉엉 울었어요.


"엄마! 엄마! 파도가 저를 마구 할퀴고 도망가요! 너무 아파서 못 참겠어요!"


엄마는 아기 유리조각에게 말했어요.


"많이 아프지? 아가야. 하지만 네가 보석처럼 빛나려면 참아야 해! 엄마가 예전에 네게 했던 말 기억하니? 조금은 힘든 일이 있을 수 있다고 했던 말..."



아기 유리조각은 엄마가 했던 말을 떠올렸어요.

'아, 그 힘든 일이 이거였구나!'하고 깨달았어요.


별이 총총이 빛나는 밤에, 또 저 멀리서 먹구름 때가 몰려왔어요.


유리조각은 또 한 번 생각했어요. '파도가 나를 또 할퀴고 가겠구나!' 하고요...



아기 유리조각의 생각대로 어김없이 파도는 세찬 빗줄기와 함께 아기 유리조각을 마구 할퀴었어요.


아기 유리조각은 엄마에게 또 엉엉 울며 이야기했어요.


"엄마! 엄마! 너무 아파요. 저 빛나지 않아도 되니 그만 파도가 저를 할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기 유리조각을 바라보며 엄마가 이야기했어요.



"유리조각아, 엄마도 파도가 너처럼 엄마를 마구 할퀴고 가서 무척 아프단다. 엄마도 이렇게 아픈데  우리 아가는 얼마나 아플까? 하지만 엄마가 네 옆에서 함께 아파하고 너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 우리 조금만 더 용기 내서 참아볼까?"


"하지만... 너무 아파요. 그냥 안 아프고 싶어요."


"조금만 더, 조금만.... 견뎌내 보렴, 엄마가 네 곁에서 함께 있을게, 힘내렴 아가야"


엄마의 말에, 아기 유리조각은 한 번 더 참아보기로 했어요.


어느덧, 초승달은 반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었어요.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기 유리조각은 우연히 밀물에 밀려오는 작은 파도에 자신의 모습을 보았어요. 그리고는 깜짝 놀랐어요.



"엄마! 엄마! 제 모습이! 제 모습이! 마치 조약돌처럼 동그랗게 변했어요!"


"그렇지 아가야! 아가야, 엄마 좀 봐줄래?"



아기 유리조각은 엄마를 보고 또 한 번 깜짝 놀랐어요. 그 이유는 엄마의 모습도 자신처럼 동그랗게 변했기 때문이에요.


"엄마! 엄마도 동그랗게 변했네요?"


"그래, 우리 아가 소원처럼 우리도 조약돌처럼 예쁘게 변했단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가 있죠?"


"파도가 할퀴고 가던 날들을 기억하니? 그때 우리는 몹시 아프고 힘든 시간을 견뎠었지. 하지만 그 힘든 과정을 잘 견뎌냈기에 우리 모습이 이처럼 네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던 거야!"


"정말요? 제가 만약.... 포기했더라면...."


"그럼 우리는 저 조약돌들처럼 되지 못하고 날카로운 유리조각으로 남았을 거야!"


"엄마, 그런데 소원은 이루어졌는데 무지개는 안 보이는데요?!"


엄마는 웃으면서 내일을 기다려보라고 이야기했어요.



다음날,

뜨거운 태양이 세상을 밝게 비출 때, 저 멀리서 구름 사이로 무지개가 나타났어요. 그리고는 아기 유리조각을 향해 반갑게 미소 지었어요.



아기 유리조각도 엄마의 말처럼 무지개를 보며 밝게 웃어 보였죠. 그랬더니 아기 유리조각의 몸이 아름다운 무지개 빛으로 밝게 빛났어요.



아기 유리조각은 엄마에게 이야기했어요.


"엄마, 제 소원이 이루어졌어요!"


유리 조각들은 더 이상 뾰족한 상처 투성이 유리조각이 아닌, 무지갯빛이 감도는 아름다운 보석으로 빛이 났어요.

그리고 이젠 거친 파도가 아무리 할퀴더라도 이겨낼 '용기'와 '희망'이 있기 때문에 무섭지 않았어요.


유리조각들은 겉모습뿐 아니라, 내면의 모습 또한 밝게 빛났어요.


이들은 외면과 내면 모두 비로소 진정한 보석으로 거듭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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