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른생활

말할 수 없는 이야기

by mysuper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가?

마음속 어느 한 편이 공허해질 때가 있다.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쨘' 함이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큰 돌덩어리가 묵직하게 자리 잡은 답답함일 때도 있다.


어른이 되고나서부터 그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누구나 어른이 되면 '말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문패를 걸고 마음의 집을 짓기 시작한다.

그 집의 집주인은 무기력함이 될 수도 있고, 낮은 자존감이 될 수도 있고, 체면을 무척이나 중요시하는 자존심이 자리 잡고 살 수도 있다.


이제 사회에 막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사회 초년생들은 아직은 얕은 담을 짓고 살지만, 많은 시간들을 사회생활에 쏟은 사람들은 아주아주 큰 담장을 짓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대문 밖을 나가지 못하도록 자물쇠로 꽁꽁 문을 잠그고 열쇠는 찾지 못하게 어디론가 던져버린다.


이것을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부른다. 공허함이 시작되서 우울감으로 바뀌고, 그 우울감은 마음의 병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좌지우지한다.


실은 사람들은 '마음의 집'을 짓고 싶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를 하자면 '말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문패를 걸고 싶지 않았다.

담장도 없었고, 가족과 친구와 경계 없는 집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바삐 돌아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어찌 보면 당연하게 이런 집들을 짓고 살아가야 했다.

남들의 눈에 나약해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니깐... 그리고 모두가 똑같이 겪는 '성장통'이라고 치부해버리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간다.


살아오면서 겪은 고민들, 마음속의 난 상처들...

학생 때에는 친구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했을 이야기들을, 이제는 마음을 단단지 먹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되어버렸다.


내 마음속에 있는 높은 담장들...

오늘 나도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 집에 걸린 '말할 수 없는 이야기'의 문패는 무엇이었는지...

무엇이 이렇게 높은 담장을 쌓아 올렸는지...


당장 담을 허물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조금씩 높은 담장의 벽돌을 부숴야 할 때 인 것 같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대문 자물쇠의 열쇠를 찾아

문을 활짝 열어두고,


나도 조금씩 이웃집에 별 일은 없는지 안부를 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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