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옷 정리를 하였습니다.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던 겨울 옷가지들을 꺼내 제 서랍장에 차곡차곡 개켜 넣었습니다.
옷 정리를 하면서 사이즈가 커서 안 입는 옷, 이미 유행이 지나버린 옷, 소매가 해져 낡아버린 옷들을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았습니다.
이 옷들은 재활용 수거함에 넣던지 버리던지 해야겠지요.
그리고 제 옷들을 바라보며 "다가올 겨울에 이 옷으로는 이렇게 입어봐야지, 이 컬러에 이 바지가 어울리겠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거울 앞에 서서 폼도 재보았습니다.
거의 옷 정리가 막바지에 다다를 즈음에, 한쪽 구석에 쳐 박힌 옷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은 지난날, 옛 애인이 선물해준 옷들이었지요.
어떤 건, 제게 분홍 컬러가 어울릴 것 같다며 데이트할 때, 선뜻 건넨 스웨터였고 또 어떤 건, 제가 갖고 싶다고 졸라서 사준 카디건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만나면서 생긴 흔적들이 제 서랍장에 쌓여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헤어지기 전까지, 우리의 흔적들은 철이 바뀔 때마다 바통터치를 하며 제 서랍장에 있었지만, 이제는 이 흔적들을 없애야 할지, 놔둬야 할지 모르는 '처치곤란'의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잊고 있었던 물건들이....
방심한 순간, 제 앞에 나타나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다 정리한 줄 알았었는데....
아직까지 제 공간에 남아있어 그대와의 기억들을 다시금 끄집어내게 하네요.
오늘 옷 정리를 하면서...
마음 정리도 합니다.
제 방에 있는 서랍장에서....
그리고,
제 머릿속에 있는 기억의 서랍장에서...
옷들과 함께 추억들도....
살포시 개켜 정리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