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부쩍 드는 생각이 있어요.
일단,
저는 '포기'라고 말하는 것보다 '비우다'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제 성격상,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반드시 그것을 어떻게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걸 하루빨리 해치워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모든지 생각한 건 빨리빨리 해버리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한 게, 마음대로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한 두 번은 '그러다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이 지나가더니...
그건 결국 제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런 일들이 한 개, 두 개씩 생기다 보니,
점점 스트레스가 쌓이고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변해버리더군요.
나중엔... 지쳐서 나몰라라 하게 되고....
그러다가 좀 잠잠해지면, 다시 풀리지 않은 문제를 기를 쓰고 풀어보려고
다시 시도하는 저를 보게 되었어요.
결국은 다 뜻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더 나쁜 결과로 돌아오더군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한동안 쌓여있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그냥 하루하루를 즐겼어요.
보고 싶었던, 전시회에 가서
혼자 조용히 전시회도 보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도 실컷 보고...
그리고 바쁜 친구들 불러다가
푸념도 하고, 푸념 거리도 들어주고...
그러다 보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마음 한 편에 '여유'라는 게,
이제 조금씩 생겨나고 있답니다.
그렇다고,
제가 포기 한 건 아니에요.
그냥 한 발치 물러서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것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