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가다가 삶에 지칠 때가 있다.
신기하게도 어려운 일들은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속설은 나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고,
또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큰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어려움과 개인의 사정.
결국은 나 혼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내 인생은 남이 대신 살아주지 않으니까,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이 시련을 이겨내 보리라 스스로 체면을 걸어보기도 하고,
긍정의 힘을 빌려, 이 상황으로 인해 내가 좀 더 단단해지는 거라 굳게 믿고 나아가기도 했다.
밤바람을 맞으며,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엄마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OO야, 네가 먹고 싶어 했던, 음식 해 놓았어. 집에 잠깐 들러 먹고 가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메마르고 거칠었던 땅에 단비가 내리듯 내 마음의 무거움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있었다.
때로는,
엄마가 위대한 해결사처럼 혹은 마법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