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은 왜 교육받지 않는가?

후각의 중요성

by 미토스
인간은 향을 통해 많은 것을 인지합니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후각이 많은 부분에서 퇴화 또는 약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물에 젖은 흙냄새를 맡는 능력'입니다. 우리에게는 주로 '비냄새'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런 비냄새를 우리는 페트리코(Petrichor)라고 부릅니다. 그리스어로 바위를 뜻하는 'Petra'와 신의 피를 뜻하는 'Ichor'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이러한 페트리코는 여러 동식물이나 유기물이 흙과 바위, 토양과 길 사이에 있다가, 비나 물을 만나면서 나는 냄새를 의미합니다. 이 냄새가 왜 생겨나는지, 미국의 생화학자 낸시 N. 거버와 프랑스계 미국인 생물학자인 허버트 A. 르샤벨리에가 연구를 진행하였고, 1965년 연구를 통해 '지오스민(Geosmin)'이라는 물질이 이러한 '흙냄새', 또는 '비냄새'를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534430ldsdl.jpg Ilam Rock, Dovedale, Derbyshire -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English, 1775-1851)
지오스민 Geosmin

지오스민은 땅을 뜻하는 지오(Geo)와 냄새를 의미하는 오스메(Osme)라는 단어를 의미합니다. 두고리 알코올이며, 화학식은 C12H22O입니다. 인간은 동물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약화된 후각을 가지고 있지만, 특이하게도 이 '흙냄새' 또는 '비냄새'를 만들어내는 지오스민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지오스민은 식물이나 조류藻類, 방선균에 의해 생성되는 물질인데, 인간은 이 지오스민을 무려 10억 분의 0.4만큼의 농도여도 인지/감지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것이 유해물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몸에서는 지오스민을 좋지 않은 향으로 분류하면서, 이미 많은 부분에서 둔감해진 후각을 가진 현대인들의 몸에서도 민감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유지되고 있습니다.

501616ldsdl.jpg The Plaza after the Rain (1908) - Paul Cornoyer (American, 1864–1923)
향을 교육받지 않는 이유

우리는 이미 향을 교육받지 않아도 많은 부분에서 향에 대한 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향을 교육받지 않을까요? 인간이 지오스민을 아직도 뾰족하게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물'을 찾는 능력 때문일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었고, 그것을 찾는 것이 생존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물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굉장히 드물고, 향을 통해서 음식이나 음료의 상함을 판별해야 하는 상황이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향을 판별하는 교육이나 능력을 함양하는 대신, 유통기한이나 상미기한이라는 '법'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향이라는 것이 현대인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요?

600034slsdl.jpg Vase of Flowers in a Window (c. 1618) - Ambrosius Bosschaert the Elder (Flemish, 1573 – 1621)
현대인에게 후각의 중요성이란

현대인에게도 향이란 아주 중요한 부분이며, 큰 즐거움을 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감각을 더 상세하게, 더 자세하게 배우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이러한 향을 자세하고 뾰족하게 배울 수 있는 과정이 많지 않으며, 결국 향을 마주하는 가장 큰 부분이 먹고 마시는 것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음의 글에서는 향을 어떻게 교육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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