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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메이트신화라 Jul 19. 2024

어린 교수와 나이 많은 교육생

이번 기수까지 수업을 하면 꼬박 1년을 채우게 된다.

작년 9월부터 수업을 시작했으니, 벌써 1년이다.


1년이라고 해도 수업이 듬성듬성 있었기 때문에 횟수로 따지면 몇 번 출근하지 않았지만,

심리상 1년이라는 시간은 그래도 뭔가 쌓인 시간인 것만 같다.




이제 남은 수업은 8교시짜리가 이틀이다. 

하루 종일 수업을 하게 되면, 교육생도 교수도 지치기 마련이다.

어떤 수업으로 그 시간을 채울지 고민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학원에서 표준교재를 구입하고 선택사항으로 문제집을 산다.

작년 초기 기수들은 거의 다 구입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집을 구입하는 것이 선택사항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다른 교수님이 그 문제집으로 함께 문제 풀이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지난 기수부터 문제집 풀이도 했다. 다음 주 8교시 수업에 문제집을 준비해 오라고, 없는 분은 있는 분꺼 같이 보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볼맨 소리가 터져 나온다. 나이 많은 교육생이 특히 불만이 많다.



수업을 조금 일찍 마치고, 퇴실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 기다리는 시간에 한 교육생이 잠시 지나가면서 내게 귀띔해준다. '문제집을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까 저기에서 되게 불만을 많이 말하던데요.' 나도 들었기 때문에 '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표현을 했다.



퇴근 전에 원장님께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안 그래도 문제집을 했던 교수님이 교육생들 불만 때문에 '스탑'했다면서, 문제집을 수업시간에 하는 건 금지라고 한다.

아니 그런 일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냥 했다가 교육생들에게 볼매 맞을 뻔했네.

이유인즉슨, 사람들이 문제집을 잘 사지 않는단다. 내가 이해가 안 된다고, 공부하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죠, 그러니 '요양보호사 시험 치는 사람이 많아서, 아는 사람에게 문제집은 물려받는 경우가 많다'라고 한다.

그런 이유 때문에 표준교재만 구입하고, 문제집을 사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



학원에서의 수업도 그렇게 선택이 가능하구나, 싶으면서 그러면 다음 수업에는 어떻게 8시간을 채울까, 고민을 더 하게 된다.



실기 시험을 하나 더 쳐야 하는 게 있는데, 그렇게 해도 한 시간만 하면 충분하고...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이번 수업은 5~8교시, 딱 오후만 하는 수업이었다. 5교시의 특성상 점심 식사 후 졸음이 많이 올 시간대다.

힘들어하시는 분이 많으시길래 10분 일찍 마치면서 '많이 피곤하시죠' 했는데, 젤 앞에 계신 분이 말한다.

"교수님이 너무 조근조근 말해서요"



음, 어떻게 수업을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스타일이 이런 걸 바꿀 수도 없고. 줌 수업을 할 때는 '조근조근 설명을 잘해주셔서 좋았어요'라고 하는 후기를 많이 받아봤다. 그런데 여기서는 '조근조근'해서 잠이 온다고.



안 그래도 이번까지만 수업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다음 기수까지 하기로 했는데, 벌써 정나미가 떨어진다. 

나이 많은 교육생들에게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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