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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메이트신화라 Jul 21. 2024

혈액암에 이어 폐암 진단을 받았다

연이어 암이 찾아왔다

폐 조직검사를 하고 바로 퇴원할 줄 알았던 아빠는 하루 더 병원에서 산소를 꽂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곧이어 다음날 보호자를 호출했는데, 이번에는 또 오후 2시에 오라고 한다.


마침 요양보호사 교육원 수업이 오후라서 가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했고, 병원에서는 그럼 그다음 날이라도 꼭 와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결과상 폐암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설명을 보호자가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오후 4시나 되어야 시간이 되기 때문에 그냥 내가 병원에서 요청하는 오전 시간에 가보기로 했다.

간 김에 보호자 출입증도 하나 만들었다. 수술을 하게 되면 필요하게 될 것 같아서다.



보호자 출입증



혈액종양 내과 담당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곧이어 흉부외과로 내려갔다.

흉부외과 의사는 쾌활한 성격으로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 아버님, 암이 또 생겼네 짜증나게시리 그쵸? 수술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빠의 병변 부위는 약 3센티다. 그 이하면 병변 부위만 절개한다고 하는데, 3센티 정도가 되면 좀 많이 잘라내야 한다고 했다. 위치가 우폐 하엽 부분이라 그 부분을 다 절개한다고 했다. 쉽게 말하자면 오른쪽 폐의 아래 1/3 부분을 절개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정보를 찾아보다가 동생들에게 쉽게 보여주려고 이미지를 찾아서 전달했다.



아빠도 흉강내시경으로 수술을 진행한다고 했다. 흉부외과 담당의는 자신은 거의 구멍을 두 개만 내서 수술을 한다고 설명한다. 만일에 수술하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아예 개흉을 할 수도 있고, 그러면 수혈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설명한다. 하지만 자기가 수술하면서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고.




일단 절개한 부위를 검사해 보면 폐암이 1기인지, 2기인지 확실하다고 한다. 1기일 경우, 수술만 하면 끝이지만 2기 이상일 경우, 뒤에 방사선 치료 등의 항암치료가 들어간다고 한다. 현재 검사상으로는 1기로 추측하고 있는데, 확실한 건 수술을 해봐야 안다고 하니, 그저 1기이길 바랄 뿐이다.



아빠와 떨어져 산지 20년이 더 넘었기 때문에, 아빠에 대한 좋은 기억은 사실 아주 어릴 적 몇 컷 밖에 없다.

지금 이런 상황 때문에 어쩔 수없이 내가 보호자로 되어 있고, 가족들 중에서 가장 자주 보는 사이가 되었는데, 사실 둘만 있으면 할 이야기도 없이 서먹서먹하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아빠의 고집은 무척 세다는 것,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 항암치료 때문인지 아빠와의 소통이 더 안된다는 것 등이다. 아빠 덕분에 어쩔 수없이 한 부모 가정으로 살아야 했고, 학교에서 저소득층에게 주는 지원금을 신청해야 했다. 대학 때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고, 월급의 80%를 저금해 둔 내 피 같은 3천만 원을 보증빚 갚는데 써야 했다. 



우리 집 금쪽이 아빠이지만, 그래도 수술이 잘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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