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신나요
이번 기수는 8월 2일이 마지막 이론 수업이다.
나는 그 하루 전, 마지막 풀타임 수업을 배정받았다.
마지막 이론 수업시간이니, 이번에 내가 맡은 세 과목을 복습하고, 미처 보여드리지 못했던 영상과 문제풀이까지 하면 되겠다, 수업 계획을 갖고 출근했다.
오늘 8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미리 알려드렸다.
교육생도 오늘 하루가 어떤 구조로 갈지 미리 알면 좋을 것 같아서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평가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원장님은 평가지를 주시면서, 다음 주 교육생 실습 때문에 평가 후 바로 실습 오티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얼마든지요.
오전에는 이론으로 두 과목을 다 끝내고, (사실 한 과목은 수업 시간을 많이 받았던지라 두 과목만 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후에 평가가 끝나자마자 실습 오티를 시작했다.
다른 기수와 달리 인원이 많은지라 실습 준비과정도 많다.
사실 나는 코로나 때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실습을 면제받았다. 그래서 예전에 내가 근무했던 노인병원(지금의 요양병원)의 분위기만 떠오른다.
원장님의 설명에 나도 흥미가 생긴다. 실습평가자와 저런 일도 생길 수 있구나, 실습생끼리 서로 도우면서 좋은 인상을 남겨야겠구나, 저 기관은 도시락을 싸고 저기는 밖에서 사 먹는구나....
사실 작년 이맘때는 실습 기수가 없었기 때문에 원장님도 이렇게 더운 한 여름에 실습을 보내는 게 걱정된다고 하신다. 내가 봐도 걱정스럽다. 한 여름에 낯선 곳에서의 실습이라니.
긴 실습 오티가 끝나고 남은 시간 모의고사와 CBT 실습을 위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모의고사에 들어가기 전, 내가 준비한 기출문제를 먼저 보여드렸다.
이전 기수 교육생이 시험 치고 교육원으로 알려준 문제들이다. 일부러 기억하고 연락을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최신 기출문제들인데, 막상 보여드리니 이번 기수들은 시큰둥하다.
-다 보던 것들이네
-이번에 이렇게 나왔으면 우리 때에는 안 나오긋지
-문제집하고 똑같은데요?
-뭐 저 정도쯤이야
아... 오히려 이 문제를 이전 기수 교육생에게 받고 감사한 건 우리 원장님 이하 교수진들 뿐이란 말인가....(교수진 단톡방에서는 '너무 감사하네요'라는 말이 넘쳐났었는데 ㅎㅎ)
이렇게 귀한 정보를 드리는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으시다니.... 살짝 서운할뻔했다.
실습을 앞두고 교육생들은 퇴실 버튼을 누르자마다 썰물 빠지듯 강의실을 나갔다. 회식을 한다고 했다.
강의실 정리와 HRD 교육생 퇴실까지 확인한다고 남은 나는 원장님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퇴근했다.
밖은 35도로 무척 더웠지만, 신났다.
이번 기수 수업은 끝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