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 구조를 알면 더 잘 보인다

석탑의 기단부에 대해서

by 제이미


석탑의 구조를 알고 나면, 비슷해 보이던 탑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답사를 다니다 보면 석탑 앞 안내판에서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 같은 용어를 자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구조를 잘 모른 상태에서는 안내판의 설명을 읽어도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


나 역시 석탑에 관심을 가지며 관련 책들을 찾아보았는데, 그 안에 등장하는 ‘갑석’, ‘우주’, ‘탱주’, 같은 낯선 용어들이 오히려 석탑에 다가가는데 큰 벽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석탑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석탑의 기본 구조와 안내판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려 한다.


너무 많은 개념을 한꺼번에 알 필요는 없다. 여행지에서 석탑을 볼 때 “아, 이 부분이 그거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석탑은 크게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 이 세 부분으로 나뉜다.


기단부는 석탑의 맨 아래에 놓인 부분으로, 탑을 든든하게 떠받치는 ‘받침대’ 역할을 한다.


땅 위에 안정적으로 서 있도록 전체 무게를 고르게 분산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석탑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다.


탑신부는 그 위에 놓인 몸통 부분으로, 지붕과 네모난 몸돌이 반복되는 ‘집 모양’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집 모양이 몇 번 반복되는지에 따라 탑의 층수가 결정된다.


탑신부는 탑의 높이와 비례, 전체적인 인상을 만드는 중심 요소이기도 하다.


상륜부는 탑의 가장 윗부분으로, 장식적 성격이 가장 강한 영역이다. 노반·복발·양화·보륜 등 여러 장식 부재들이 겹겹이 올라가며 탑의 상징성을 완성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륜부는 구조적으로 가장 노출된 위치에 있어 날씨와 시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상륜부가 온전하게 보존된 경우는 드물다.


기단부(基壇部)의 구조


기단부는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성요소를 가진다.


1) 상대석(上臺石)

하대석 위에 놓이는 상부 받침돌로, 탑신부가 안정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단단한 받침 역할을 한다.


2) 하대석(下臺石)

가장 아래 놓이는 넓고 두꺼운 돌판이다. 기단 전체의 수평을 잡아 주며, 흙 위에 직접 닿는 경우가 많다. 기단부의 ‘기초 중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3) 갑석 (甲石)

기단 위를 뚜껑처럼 덮어주는 넓은 판돌이다. 빗물이 탑 안으로 스며들지 않게 막아주는 '지붕'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그 위에 올라갈 탑신부를 흔들림 없이 받쳐주는 '든든한 마루'가 되기도 한다.


4) 면석(面石)

기단부의 옆면을 이루는 네모난 돌판들이다. 여기에는 아무 장식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시대에 따라 연꽃무늬, 안상(眼象), 인왕상, 십이지신상 등 다양한 조각이 나타난다.


5) 우주(隅柱)

이름 그대로 '모퉁이(隅) 기둥(柱)'이다. 기단의 네 모서리에 새겨진 기둥으로, 탑이 무너지지 않게 꽉 잡아주는 뼈대 같은 인상을 준다. 우주가 선명할수록 정형화된 통일신라양식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6) 탱주(撑柱)

모서리가 아닌 면의 가운데에서 '버티고(撑) 있는 기둥(柱)' 모양의 장식이다. 실제로 무게를 버티기보다, 밋밋할 수 있는 돌판을 세로선으로 나누어 탑의 비례를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디자인적 요소'라고 이해하면 쉽다.


오늘은 석탑의 구조를 이루는 요소들 가운데, 기단부와 그 세부 구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탑신부와 상륜부를 중심으로, 석탑의 위쪽 구조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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