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의 구조, 두 번째 이야기

탑신부와 상륜부

by 제이미


이전 글에 이어 기단부 위로 탑신부와 상륜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탑신부는 탑신(塔身) 말 그대로 탑의 몸통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멀리서 석탑을 보며 “몇 층짜리 탑이다”라고 말할때 그 '층'을 만드는 부분이 바로 탑신부다.


탑신부의 기본 단위는 옥신석(몸돌)과 그 위를 덮는 옥개석(지붕돌)이 한 세트다. 이 세트가 위로 반복되면서 3개가 반복되면 3층, 5개가 반복되면 5층, 7층,9층.... 등으로 층수가 결정된다.


각 세부 명칭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옥개석 (屋蓋石)

옥신석 위를 덮는 지붕 모양 돌이다. 옆에서 보면 기와지붕처럼 추녀가 살짝 들린 형태를 하고 있다.


2) 옥개받침

옥개석 아래에는 계단처럼 층층이 깎인 옥개받침이 있다. 옥개받침은 여러 단으로 조성되는데, 이 단수는 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 통일신라 시대: 옥개받침이 4~5 단으로 섬세하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 고려시대: 옥개받침이 3 단 2 단으로 점차 생략·단순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3) 옥신석 (屋身石)

각 층을 구성하는 네모난 몸돌이다.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며 안정적인 비례를 만든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석탑의 상륜부이다. 석탑의 꼭대기, 하늘과 맞닿은 상륜부는 탑에서 가장 장식적이면서도 상징성이 강한 부분이다.


구성 요소가 많고 대부분 한자 이름이라,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상륜부의 구조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1) 노반(露盤)

상륜부 가장 아래의 사각형 받침판이다. '이슬을 받는 그릇'이라는 뜻으로 탑의 신성함을 상징한다.


2) 복발(覆鉢)

밥그릇을 엎어놓은 듯한 둥근 모양인데, 이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무덤이나 극락정토를 상징하며 상륜부의 든든한 기초가 된다.


3) 앙화(仰花)

복발 위 연꽃모양 장식으로, 부처님의 고결함을 찬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4) 보륜(寶輪)

양화 위에 쌓아 올린 여러 개의 둥근 바퀴 모양의 고리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쉬지 않고 굴러가 온 세상에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법륜)을 나타낸다.


5) 보개(寶蓋)

보륜 위를 덮는 우산 모양 덮개다. 귀한 분의 머리 위에 씌워드리는 보석 우산에서 유래했으며, 부처님의 권위를 상징한다.


6) 수연(水烟)

'물안개'라는 뜻이다. 타오르는 불꽃 모양으로 조각해 화재를 막으려는 염원을 담기도 하지만, 본래 인도 스투파에서 탑 위에 장식하던 꽃과 잎이 무성한 나무에서 유래했다.


7) 용차(龍車)

보개 위나 주변에 배치되는 둥근 장식이다. 부처님을 수호하는 용왕이 타고 다니는 수레를 뜻한다.


8) 보주(寶珠)

가장 꼭대기에 올리는 구슬 모양의 장식이다. 깨달음과 신성한 빛을 상징한다.


9) 찰주(刹柱)

이 모든 장식을 꿰뚫어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 기둥'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륜부의 모든 요소를 든든하게 지탱하며 탑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석탑의 기초인 기단부부터 하늘을 향해 뻗은 상륜부까지, 그 복잡하고 세밀한 구조를 모두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그저 낯선 이름의 나열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용어들을 하나씩 익히는 과정은 석탑이라는 오래된 책의 글자를 배우는 것과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그 안에 담긴 선조들의 마음을 더 깊이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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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석탑을 바라볼 수 있는 든든한 돋보기를 하나 갖게 되었다. 다음 글부터는 이 돋보기를 들고 본격적인 시대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백제의 단아함, 신라의 엄격한 비례, 그리고 고려의 자유로운 파격이 석탑 위에 어떻게 새겨졌는지, 그 시대별 특징을 하나씩 짚어보며 석탑의 참모습을 발견해 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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