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리뷰] 행복

풀꽃 시인 나태주의 행복

by 이명재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행복과 괴로움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듯하면서도 가까운 감정이다.

그 행복과 괴로움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즐거움이나 행복은 짧아 쉬이 사그라지지만,

고통이나 괴로움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불어난다.

우리의 마음이 원래 그렇다.


이제 그 불공평하고 과장된 괴로움의 속성을 조금 알 것 같다.

2~30대 때는 아예 몰랐다.

그래서 더 힘들었고, 고민과 갈등도 많았던 모양이다.


고속 열차처럼 지나간 40대엔 머리로만 알았다.

지나간 나의 하루하루는 의무와 책임뿐이었다.

그 의무와 책임의 끝은 돈이었다.


행복이란 말은 아예 없었지만, 큰 지장은 없었다.

대신, 싫음과 지겨움과 괴로움은 늘 함께였다.


나태주 시인의 <행복>을 느끼면서 지나간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비어 있었던 나의 일상을 채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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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람을 만나는 것, 운동을 하는 것, 책을 읽는 것 모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 뿐,

그 속에서도 즐거움이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꼭 강남의 고급 아파트가 아니어도, 돈이 많지 않아도 또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지 못해도 얼마든지 우리의 마음이 푸근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행복이든 고통이든 모두 치열한 우리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느끼는 건 우리 몫이다.


또 만약, 내가


고된 누군가의 돌아갈 집이 되어줄 수 있다면,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외로운 누군가 부르는 노래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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