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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명진 Dec 26. 2015

선물 같은 시간

백수의 왕


바쁜 일상.

우리는 1분 1초를 아껴가며 열심히 일합니다.
여행 가서도 평소대로 분초를 다투며 전투적으로 다니는 분들이 있더군요.

물론 어렵게 여행을 떠났으니 충분히 많은 곳을 보고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곳에 가고 싶었던 건가요?
남들 가니까 관심 없는 분야, 지루한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일정에 무리하게 끼워 넣은 적은 없었나요?
그럴 바엔 그 시간을 가까운 근교에서 좋은 사람과
여유롭게 보내는 게 남는 거라 생각합니다.
여행은 방학숙제가 아닙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거기도 뺄 수는 없지.'
이런 생각은 그만 버리세요.


백수의 왕.
사자를 왜 그렇게 부를까요?
달리기를 잘해서? 이가 튼튼해서?

조직력이 좋아서?
제 생각에는 아닙니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철저한 초원에서 누구보다 잘 쉬어서입니다.

초식동물이 언제 마음 편하게 배 뒤집어 까고 하품하면서 쉬는 걸 본 적 있나요?

사부작사부작.
우리 할머니 동네 마실 다니듯
여행만큼은 그렇게 다니면 좋겠습니다.
여기를 언제 또 오겠니, 하고 생각하다 보면 끝도 없습니다. 지구를 전부 돌아도 그건 채워지지 않으니까요.


여행가방에는

좋은 곳에 왔는데, 내 시간으로 지내다 가야지.

봄에 이토록 좋은데, 가을에는 어떨까.

하는 생각만 담아가세요.


올 한 해,

선물같은 시간동안

너무 바쁘게 다니지는 않았나요?


-에세이 낯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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