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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Sep 20. 2017

D-39. 행동주의

리딩큐어 수업 4회차

1.

오늘 수업은 ACE(Action, Cognition, Emotion) 중 Action에 해당하는 행동에 대한 수업이었다.

일단 수업에 제때 오고 무사히 끝까지 들은 것만으로도 나를 칭찬해주고 싶지만, 오늘도 역시나 처음 1시간은 거의 졸아버렸다.

나머지 2시간은 나름 정신차리고 들었는데도 맥락이 제대로 이해안되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2.

인간행동은 경험에 따른 학습결과이다. 따라서 인간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행동이 형성되는 학습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행동은 실질적이고 결과적이다. 해석의 차이야 있겠지만 행동 자체는 외적으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체로 명확하다.

심리적인 문제도,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행동에서 문제가 일어나야 진짜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길을 걷다가 아무 이유 없이 울음이 터지고, 멀쩡히 눈을 떴는데 회사에 못가는 등.


행동은 결과이기 때문에 원인이 있다. 위 문장에 따르면 행동의 원인은 학습과정과 그 학습과정에 영향을 미친 경험에 있다.


행동주의 학습이론가들에 따르면 학습은 자극과 반응의 연합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극과 반응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 파블로프, 손다이크, 스키너의 이론에 대해 먼저 배웠다.


3.

파블로프 부분을 설명하실 때 가장 열심히 졸았는데, 그래도 여기저기서 많이 주워들은, 개한테 먹이를 줄 때 종소리를 내니, 나중에는 종소리만 울려도 개가 침을 흘리더라-는 실험인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에 대한 내용이 주였다.


손다이크에 대해서는 "도구적 학습(Instrumental learning)" 개념을 소개해주셨다.


그는 고양이를 퍼즐 상자에 집어넣고 고양이가 어떻게 상자를 탈출하는지 관찰한 실험에서 자극과 반응의 사이의 관계는 보상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며 보상은 단지 자극-반응 관계를 강하게 하거나 약하게 하는 데 영향을 줄 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 손다이크가 주장한 효과의 법칙(law of effect)에 따르면 자신에게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는 행동이 결국에는 더 강화되어 나타나게 된다.


파블로프가 자극(종소리)과 반응(침흘리기)의 관계가 보상(고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면, 손다이크는 보상은 자극-반응 관계를 강화하거나 약화하는데 영향을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고양이가 퍼즐 상자(자극)에 들어갔을 때, 할 수 있는 다양한 행동반응(벽긁기, 깨물기, 페달밟기 등) 중에서 고양이가 원하는 '탈출'이라는 보상을 주는 페달밟기 행동이 학습되어 강화된다는 것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퍼즐박스에 여러번 들어갈수록 페달밟기를 빨리 해서 탈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계속 음의 관계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느 정도 학습을 하다가도 중간중간 다시 예전의 벽긁기 같은 행동을 해서 탈출 시간이 지연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을 '자발적 회복'이라고 부른다는데, 우울증 역시 회복이 되다가도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와 같은 원리라고 한다. 이유는 뇌가 원래 상태로 회귀하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재발과 자발적 회복의 차이는 행동이 없어지는 속도의 차이다. 자발적 회복의 경우 잠깐 악화되었다가 다시 빠르게 회복세로 들어서지만, 재발의 경우는 아니라고 한다. 나 역시 우울증을 겪으면서 이런 단계(좋아지다가 가끔씩 다시 악화되는 날이 생김)를 겪었기 때문에 신기한 마음으로 들었다.


4.

스키너는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 및 강화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스키너는 유기체를 단순히 자극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행동을 통해 환경을 변화시키는 능동적 존재로 보았다. 즉 사람은 환경 자극과 행동 간의 관계를 스스로 만드는 능력이 있으며 강화는 행동을 유지시키는 수단으로만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는, "모든 행동의 효과는 유기체가 앞으로 나타낼 행동의 원인"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내가 회사를 안 가서 생기는 효과가 결국 회사를 안간다는 행동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회사를 안가서 생기는 어떤 효과를 바랐던 것일까?


5.

그리고 이러한 행동주의에 기반한 치료기법으로 3가지를 소개해주셨다.


1) 체계적 둔감화와 점진적 접근

- 원하는 반응에 접근할 때마다 강화와 이완을 반복하면서 바람직한 행동을 점진적으로 만들어가는 방법

- 예 : 대소변 훈련을 할 때 처음부터 완벽한 행동을 시키기보다는, 바지내리기만 잘해도 칭찬을 해주는 것


2) 역-조건 형성

- 고전적 조건형성의 절차를 사용하여 이미 형성되어 있는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조건형성 결과를 바람직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시 조건형성 시키는 것

- 예 : 친구(자극)를 만나면 얼어버리는(반응) 조건을 형성한 아이를 친구를 만나면 즐거운 일이 생기는(반응) 조건으로 재형성


3) 가상현실 노출치료

- 자신이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의도적으로 직면하는 것을 반복

- 예 : 벌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벌레'라는 글자와 소리에 노출하는 것부터 시작해, 벌레 사진 보여주기, 벌레 만지기 등으로 두려움의 상황에 직면하게 하는 것


가상현실 노출치료의 경우 SBS스페셜 영상 자료를 보여주셨는데, 고양이에 대한 공포를 가진 사람은 '고양이'라는 글자만 봐도 공포 반응을 보이는 점이 인상깊었다.


6.

이 수업을 듣는 학생의 대부분이 학부모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긍정적 행동의 예시로 아이가 공부하는 것을 많이 언급하셨다.

실제로 행동주의 이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강화를 잘 적용하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공부하거나 책을 읽는 등 부모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연결시켜보았을 때는,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즐겁게 회사에 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회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역-조건 형성),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가다가 점점 매일 출근하는(점진적 접근) 식으로 했으면 좀 나았을까?


잘 모르겠다.

SBS스페셜에서도 과일을 무서워하는 아이에 대한 행동치료는 실패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경우에는 심리치료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어렵다.

행동주의 이론도, 내가 의도하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끝>


*이 글의 모든 인용구는 리딩큐어 기본과정 교재(리딩큐어연구소 발행)에서 인용되었습니다.

**제가 수업을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적었기 때문에 내용적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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