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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 Lizzy Oct 05. 2017

D-25. 우울증의 행동활성화 치료

1.

이 책 <우울증의 행동활성화 치료>는 '치료자를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정말로 임상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어려운 내용이 있어 강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해되는 만큼만 읽어도 충분히 얻는게 있는 책이다.


2.

아론 벡과 동료 연구자들이 개발한 인지치료는, 사람이 자신이 처한 삶의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은 자신이 실제로 느끼고 행동하는 것에 영향을 준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즉, 사람이 우울감을 느낄 때는 그에게 우울감을 유발하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 23페이지
행동활성화 치료는 우울증에 대한 체계화된 단기 치료법 중 하나로서, 실생활에서 보상(reward) 경험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환자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동활성화에 사용되는 모든 기법들은 환자의 활동량을 증가시키고 자신의 삶에 좀 더 참여하도록 하는 것을 기본적인 목표로 한다. - 57페이지

독서치료 수업에서 상담치료의 대상을 크게 행동(Action), 인지(Cognition), 정서(Emotion)으로 구분한다. 우울증 치료에 대해서는 인지치료가 보편적이다. 이 책에서도  "인지치료는 우울증에 대한 단기 치료 중에서 표준 치료라고 할 수 있다(38페이지)"라고 서술했다. 행동활성화 치료는 인지적인 부분보다 행동적인 부분에 더 주안점을 두고 행하는 치료이다. 다음 문장이 탁월하게 인지치료와 행동치료의 관점 차이를 설명해준다.


 "예를 들면 인지치료에서는 두뇌가 손을 가르친다고 가정한다면 행동활성화 치료에서 손이 두뇌를 가르친다고 가정하는 것인가요?" - 64페이지

손이 두뇌를 가르칠 수 있을까. 이 책에 따르면, 매우 가능하다.


3.

우울한 기분이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멀어지게 만들고 이로 인해 활동이 줄어들면, 그 결과 더 우울한 기분 속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 62페이지

우울해지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다시 즐거워질 가능성도 낮아진다. 안타까운 점은, 우울한 기분에서 억지로 뭔가를 한다고 해서 기분이 반드시 나아지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률적으로든 논리적으로든, 뭐라도 하는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우울감을 떨쳐내는 데 도움이 된다.


행동활성화 치료자의 역할은 환자로 하여금 어떤 행동이 우울감을 느끼게 하며, 이 행동이 있기 전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주의 깊고 자세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가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데 열쇠가 된다. - 64페이지

행동활성화 치료자가 없는 사람이라면,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이런 식으로 관찰해보는 게 좋다.


<행동활성화의 열 가지 핵심 원칙>
1. 사람의 기분을 변화시키는 열쇠는 그의 행동이 달라지도록 돕는 것이다.
2. 인생의 변화는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단기적인 대응 전략들이 장기적으로는 사람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3. 특정 환자에게 어떤 행동이 항우울 효과가 있는지 알아내는 데는 환자의 중요한 행동 전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것이 단서가 된다.
4. 기분이 아니라 계획에 따라 활동을 구조화하라.
5. 변화는 작은 일부터 시작할 때 쉽게 일어난다.
6. 자연적으로 강화되는 활동을 강조하라.
7. 코치 역할을 하라.
8. 문제 해결을 위한 경험적 접근을 강조하고, 문제 해결 시도에 따른 모든 결과들이 유용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라.
9.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라.
10. 활동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해결하라.
- 60페이지

이 원칙들 중에서 원칙 4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안에서부터 밖으로(inside-out)' 유발된 행동은 많은 상황에서 효과가 있지만, 우울증에 빠져 있는 경우에는 별로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없다. (...) 행동활성화 치료자들은 사람들이 '밖에서부터 안으로(outside-in)'의 활동을 시작하도록 격려한다. 환자에게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대신, 목표에 따라 행동하는 실험을 하도록 한다. - 67페이지

아웃사이드-인 전략은, 어떻게 보면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거나, 왜 해야 하는지 묻지 않고 기계적으로 그 행동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왜'라는 질문은 많은 경우에 굉장히 유용하고 좋은 질문이지만, 우울할 때는 지양해야 하는 질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4.

어떤 치료 방법이든, 실패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이 문장을 기억하려 한다.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겁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활동의 변화가 당신에게 도움이 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도한 활동이 당신에게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주를 위한 대안들을 같이 한번 생각해 봅시다." - 75페이지


에디슨이 떠오른다.


*이 글의 모든 인용구는 크리스토퍼 마텔, 소나 디미드지안, 구스 허먼-둔이 공저한 <우울증의 행동활성화 치료>(학지사)에서 인용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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