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5파6, <아이들은 즐겁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누군가 나에게 인생 웹툰을 물어본다면, 그 중 하나로 주저않고 허5파6 작가의 '여중생A'를 꼽을 것이다.
'아이들은 즐겁다'는 허5파6 작가의 데뷔작이다.
여중생A가 제목 그대로 여중생 미래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였다면, 이 책은 초등학교 1학년 '다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2.
미래와 다이는 공통점을 몇 가지 지니고 있다.
가난하며, 책읽기를 좋아한다는 점.
반에서 따를 당했던 미래와는 달리, 다이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
술주정뱅이여서 미래를 불안하고 불행하게 했던 미래의 아빠와는 달리, 다이의 아빠는 초반에는 무관심하고 바람피는 사내로 등장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아들에게 헌신적인 아빠가 된다.
다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고치도록 혼내고, 친구 따라 물건을 훔친 죄를 사죄하게 도와준다.
다이의 엄마는 많이 아파서 계속 병원에 있다가 결국 이야기 결말에 돌아가신다.
하지만 다이를 참 많이 사랑해주는 엄마였다.
3.
허5파6 작가의 이야기는 소름끼치게 현실적인 면이 있다.
마냥 착한 인물도, 마냥 악한 인물도 없다.
다이의 엄마와 아빠도 다이에게는 좋은 엄마이고 아빠였지만, 서로에게 좋은 아내와 남편은 아니었다.
다이 친구의 형은 위험에 처한 다이 친구를 도와주지만, 어딘가에서는 누군가를 때리고 돈을 뺏는 깡패이기도 하다.
4.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이 많아서 계속 멈춰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이것이다.(393페이지)
참 잔인하지 않나. 아이도 예쁜 짓을 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게...
모든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어릴 때가 좋다'고들 흔히 말하지만, 모든 사람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이 항상 즐거운 건 아니다.
놀이동산 방문에 즐거워질 수도 있지만, 그 놀이동원에서 부모가 자기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기도 한다.
작고 약해서 사랑받고 보호받기도 하지만,
작고 약해서 남겨지거나 버림받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런 존재다.
<끝>
글/ 김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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