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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Aug 04. 2017

D-86. 어린이처럼 영어 공부하기

아마존 Audible로 흘려듣기와 집중듣기

1.

전 회사에서 어린이 영어학습 관련해 많은 리서치를 했다.

요즘 어린이들은 정말 어릴 때부터 영어를 시작하는데, 정말 어릴 때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영어노래를 들려주는 태교로 시작하게 된다.


내가 어릴 때는(90년생)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좋은 유치원으로 통했는데, 요즘은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유치원의 존재는 물론, 대부분의 유치원에서 영어 수업을 한다.

그러니 본격적 영어 학습은 더 빠른 나이인 3-4살 때부터 시작한다.


이때 애들이 뭘 알겠나.

결국 이때 고민의 주체는 학부모가 된다.


큰 줄기의 고민으로는 사교육을 시킬 것이냐, 엄마표 영어를 시킬 것이냐로 나눠질 수 있다.

엄마표 영어를 고민하는 분들이 거의 무조건 읽는다고 볼 수 있는 영어교육 책으로 <잠수네>가 있다.

이 책을 쓴 분의 아들 내지 딸이 잠수인지, 아니면 사교육에서 잠수한다는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후자에 가까워 보인다)


무튼 이 책의 요지는 "영어 사교육 안 시키고 충분한 영어 콘텐츠에 대한 <노출>로 아이의 영어를 성장시킨다"이다.

영어를 공부로 보지 않고, 미국 아이들이 하는 것처럼, 우리가 한국어를 배웠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노출시킴으로써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주요한 영어 콘텐츠는 영어 책과 영어 비디오가 있다.

제대로 하려면 집에서 한국어 텔레비전은 아예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국어로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걸 아는 아이는 영어 콘텐츠를 거부하기 때문이다.(충분히 이해는 간다. 4살만 되어도 한국어 말하고 듣기가 거의 능통할 나이인데, 쏼라쏼라 거리는 비디오를 봐야 하니까)


영어 책은 눈으로 보고 읽기 전에 듣기부터 한다.

오디오 음원은 필수이고, 이를 '흘려듣기' 하거나 '집중듣기' 한다.

'흘려듣기'는 딴짓을 하면서도 라디오처럼 영어를 듣는 것이고, '집중듣기'는 오디오 속도에 맞춰 눈으로 책 문장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해야 효과가 더 좋다고 한다.


2.

서론이 길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잠수네 학습법이 대체로 어린이를 위한 영어 학습법으로 통하지만, 영어를 꾸준히 익히고 싶은 성인을 위해서도 꽤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단 성인이 되면 영어에 대한 호불호는 꽤 굳어져 버려서, 아이들처럼 화면 보는 게 즐거워서라도 영어 비디오를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자막 없이 미드를 보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이 방법은 영어를 습득하는 방식이 무척 느리다. 단기 시험 준비용으로는 거의 최악의 공부법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다채롭게 영어 실력을 쌓기에는 이만한 방식이 없다고 생각한다.


3.

그럼 문제는 흘려듣기/집중듣기 할 영어 콘텐츠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영어 라디오, 영어 유튜브 등 다양한 소스가 있겠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아마존의 자회사(로 추정되는) Audible에서 만든 Audible App이다.


원래는 아마존 킨들 App을 썼다.

e-book을 사면 오디오북이 있는 경우 이것도 사라고 추천해주는데, 회사를 다닐 때 왕복 3시간을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내야 했던 나에게 오디오북은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책마다 달랐지만, e-book 값도 대개 10달러가 넘고, 오디오북도 10달러가 넘어서 한 권을 사는데 꽤 큰돈이 들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Audible이라는 앱이다.

일단 가장 좋은 장점은 책을 안 사고 오디오북만 별도 구입이 가능하다.(킨들은 이게 불가능)

그리고 멤버십 제도가 있어서, 한 달에 약 16달러 정도를 내면 크레딧 하나를 준다.

크레딧은 책 가격과 상관없이 1 크레딧 = 오디오북 1권이다. 가격 제한이 아예 없는 점이 큰 메리트이다.

골드 멤버십과 실버 멤버십인가, 멤버십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굳이 한 달 단위로 안 해도 되고 두 달 단위도 가능하다. 한 달에 2크레딧을 받는 멤버십도 있던 걸로 기억한다.


앱 자체의 완성도도 괜찮다.

책 콘텐츠 다운로드가 가능해서 인터넷 데이터 잡아먹지도 않고, 챕터별로 나눠져 있다. 슬립 타이머도 맞춰놓을 수 있고, 소소한 배지 보상 시스템도 있다.


4.

영어 책 읽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추천하고 다녔는데 오늘 글까지 쓰는 이유는 드디어 영어 책 한 권을 집중듣기 방식으로 완독했기 때문이다.

대상 책은 매튜 퀵의 <Silver Lining Playbook>.

제니퍼 로렌스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내가 읽은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종이책을 구입한다
2) Audible 앱을 들으면서 오디오북 속도에 따라 문장을 눈으로 따라간다
3) 모르는 단어에 형광펜을 친다. - 하루에 듣는 시간은 대체로 10분 정도였다
4) 이후 다음 분량을 듣기 전에 전 부분에서 형광펜을 쳤던 단어를 찾아서 단어장에 정리한다

단어장을 보니 올해 1월 29일에 시작했는데, 8월 4일인 오늘 완독했다.

약 6개월이 소요되는 작업이었다.


5.

영어 공부에 끝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시험 준비를 하는게 아니고서야 공부라는 말 자체가 좀 거북하다.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면 어린이처럼 영어 콘텐츠에 대한 꾸준한 노출이 필요하다.

그런 분들께 Audible 앱을 통한 흘려듣기와 집중듣기를 강력 추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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