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너 와크델 '오리지널 마인드'
인터뷰는 한 사람의 삶과 생각을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이다. 특히 지식인, 예술가의 책, 작품을 이해하는데 인터뷰만 한 것이 없다. 물론 인터뷰어의 많은 준비와 세심한 질문과 좋은 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엘리너 와크델은 캐나다 출신의 문학평론가이자 라디오방송 진행자다. 30년 가까이 진행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러 사람을 인터뷰했고, 그 인터뷰를 묶어 여러 권의 책을 냈다. '오리지널 마인드'는 그중 하나다. 인터뷰한 인물이 쟁쟁하다. 제인 구달, 데즈먼드 투투, 수전 손택, 아마르티아 센, 움베르토 에코, 아서 클라크...
인상적인 일부 대목을 옮긴다.
진정한 정체성을 찾은 순간, 제 자신이 된 순간은 시 쓰기를 멈추고 영화감독이 되었을 때 였습니다. 이것이 제 운명이라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운명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요. 영화를 만들든지, 아무것도 하지 않든지, 둘 중 하나였습니다. (베르톨루치)
영화는 저보다 약간 나이가 많지만, 저는 영화가 모든 신생아처럼 말을 못하는 아기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무성영화는 역시 아기처럼 무척 시각적이었지요. 그 뒤에 영화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현실적으로 변했습니다. (...) 60년대 초가 되자 누벨바그, 특히 고다르의 등장과 함께 영화가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지요.(베르톨루치)
저는 무언가를 이해할 때마다 더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손택)
내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는데 그 죽음이 유예되고 나면 예전처럼 죽음을 순진하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혹은, 약간 신파적으로 말하자면 그때부터의 삶은 사후의 삶 같은 면이 있습니다. 나 자신이 내 삶의 유복자 같은 느낌이죠.(손택)
그때는 문제에 이름을 붙이고 문제를 진단하는 것만으로도 혁명적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문제의 해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글로리아 스타이넘)
대중문화와 쓰레기는 구분해야죠. 쓰레기는 추함에 끌리는 인간의 경향인데, 대중문화와 고급 문화 모두에서 나타납니다.(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초반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독자 역시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려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에코)
과학 소설 작가들이 미래를 설명하려고 한다는 잘못된 생각이 흔합니다. 가끔 과학 소설 작가가 미래를 예언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래를 설명한다기보다 방지하려고 할 때가 더 많습니다. (...) 저는 과학 소설을 쓸 때 때 항상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 쓰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토피아에 대한 소설의 문제점은 너무 지루하다는 것이고, 따라서 디스토피아나 재난에 대해서 쓰게 되지요.(클라크)
미학적 즐거움이 아니라 정보를 얻으려고 읽을 때면 지금도 거의 페이지를 넘기는 동시에 그 안의 내용을 바로 다 읽습니다. 또 가증스러울 정도의 기억력, 무시무시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해럴드 블룸)
독서는 기운을 내는 방법이 아닙니다. 또 바라건대 자아를 확대시키는 방법도 아닐 겁니다.(...) 결국 독서란 즐거움이지만, 고통스러운 요소가 포함된 격렬한 즐거움입니다.(블룸)
제가 셰익스피어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인간 성질의 발명가라고 쓴 것은 바로 그런 뜻이었습니다. 우리의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 사실은 셰익스피어의 생각이라는 거죠.(블룸)
(독서의 이유에 대해) 가장 위대한 생각과 글을 면밀하고 깊이 있게 읽고 또 읽는 것, 우리에게는 그것이 필요합니다. 절실하게 필요해요. 저는 엘리트주의라고 비난을 받지만 이게 엘리트주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자이자 민주당원답게 생각하는 것이지요.(블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