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side-in으로 한번, inside-out으로 한번
제가 회사에서 브랜딩 과제를 맡게 되면 자주 사용하는 접근법 중의 하나는 '골든서클*'입니다. 브랜드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더 체계화된 모델이나 분석 프레임을 사용하실 수도 있는데요. 광고 회사에서는 실제 커뮤니케이션(광고 캠페인)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기도 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제안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도 필요 하다 보니, 골든서클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골든서클 (Golden Circle) : 사이먼 시넥이 TED 강연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내는 법>과 책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서 소개한 개념인데요.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사람들은 물질적인 결과물(What)이 아니라 신념과 목적(Why)에 더욱 열광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려면 [Why-How-What]의 순서로 접근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 볼게요.
컴퓨터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우리는 훌륭한 컴퓨터(What)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이 유려하고 사용이 편리하며 사용자 친화적입니다(How). 우리 컴퓨터를 구매하시겠습니까?' 라고 커뮤니케이션을 하죠.
하지만 애플처럼 영감을 주는 브랜드는 '우리는 우리가 믿는 현실에 도전하기 위해서 일하며,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의 가치를 믿습니다(Why). 우리가 현실에 도전하는 방식은 모든 제품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며,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How). 그래서 이 훌륭한 컴퓨터(What)가 탄생했습니다. 우리 컴퓨터를 구매하시겠습니까?'와 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하죠.
광고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러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 중에는 애플처럼, 처음부터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들은 뚜렷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이나 그 결과물이 일관성 있게 잘 정돈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는 [Why-How-What] 구조로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주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지금까지 훌륭한 서비스들을 만들어왔고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스스로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위해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죠. 그렇다고 해서, 이런 브랜드들에게 "당신은 이런 가치를 추구하면서 일하셔야 합니다. 이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에 맞춰서 모든 걸 바꾸세요." 라고 존재 이유를 지정해줄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의 존재 이유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줄 수 없는 것이니까요.
다만, 광고 회사는 브랜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스스로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이런 건 별로 의미가 없어. 이런 건 특별하지 않아.'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지만, 광고회사는 제3자의 시각으로 브랜드를 바라보기 때문에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거죠. "당신이 지금까지 이루어온 것과 행동하는 방식을 보니까 이런 공통점이 보이네요. 이런 공통점이 당신만의 경쟁력 있는 가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가치를 중심으로 당신을 재해석 해서 이렇게 스토리텔링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브랜드가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해줄 수 있는 겁니다.
골든서클의
outside-in으로 한번
inside-out으로 한번
<직장인 김뮤>는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있고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스스로 '왜 광고를 하고 있는가', '어떤 가치를 위해서 광고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스스로도 어떤 포지션이 되어야 할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무엇을 새롭게 해야 할지가 혼란스럽죠.
그래서 저는 골든서클의 outside-in 으로 브랜드를 분석하는 작업을 먼저 할 거예요. 이 브랜드가 해온 일(What)을 객관적으로 바라 보면서, 브랜드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How) 분석한 뒤, 브랜드의 핵심 가치(Why)를 찾는 거죠.
이렇게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기본 재료가 준비되고 나면, 골든서클의 inside-out 으로 스토리텔링을 해볼 겁니다. 이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Why), 그래서 어떤 과정으로 일해왔는지(How), 그래서 어떤 결과가 있을 수 있었는지(What)를 정리하는 거죠.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행동 전략도 짜보고,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만들어 볼 거고요.